진위 논란에 휘말려 교과서에서 삭제됐던 매헌(梅軒) 윤봉길(尹奉吉ㆍ1908~1932) 의사의 연행 사진이 윤 의사 본인을 촬영한 것이 맞다는 공식 분석 결과가 나왔다.
문제의 사진은 1932년 4월29일 '훙커우(虹口) 의거' 직후 윤 의사가 일본군에 의해 연행되는 장면을 같은 해 5월1일 일본 아사히신문이 처음 보도한 것으로, 지난 10여년 간 윤 의사 본인이 맞느냐는 진위 논란이 벌어져 왔다.
국가보훈처는 이 사진을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사진에 찍힌 사람이 윤 의사 본인이 분명하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8일 밝혔다.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는 "김구 선생이 저술한 '도왜실기'에 윤 의사가 연행되는 또 다른 사진이 실려있는데 이 사진과 문제의 사진을 비교 분석한 결과 두 사진에 찍힌 인물이 동일인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연행되는 인물을 비롯해 주변에 있는 일본군들의 생김새와 복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두 사진은 촬영 시점의 차이만 있을 뿐 같은 인물을 찍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의거 직전의 윤 의사 모습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는 김구 선생이 저서에 사진을 실으면서 "슬푸다! 윤의사"라는 제목을 붙였다는 점에서 동일 인물을 촬영한 아사히신문의 연행 사진 또한 윤 의사 본인이 분명하다는 것이 연구소의 판단이다.
연행 사진의 진위 여부를 가리기 위해 애써 온 윤 의사의 친조카 윤주(60) 윤봉길기념사업회 부회장은 "국가보훈처에서 사진이 진짜라고 확인해 준 만큼 이번에야말로 오랜 논란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으리라 본다"며 이번 결정을 반겼다.
금성출판사는 "사진 속 인물이 윤 의사와 닮지 않았다"며 사진에 대한 진위 논란이 확산되자 2007년 판 한국근현대사 교과서에서 사진을 삭제한 바 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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