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관타나모 수감자에 대해 처음으로 석방 판결을 내렸다.
워싱턴 지방법원 리카도 어비나 판사는 7일 위구르족 출신 중국인 17명에 대해 "테러범이나 전투원이라는 증거가 나오지 않은 이상 이들을 석방하라"고 판결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법원이 관타나모 수용자에게 석방판결을 내린 것은 2002년 수용소가 생긴 이후 처음이다. 어비나 판사는 미국 정부는 10일까지 수감자들을 석방해 미국 본토로 후송하도록 하고, 다음주 석방된 위구르인들에게 미국 영주권을 부여할 수 있는지를 심리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 판결을 계기로 미 법원이 향후 다른 관타나모 수감자들도 대거 석방 판결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265명을 재판 절차 없이 관타나모 수용소에 구금하고 있다.
이번에 석방 판결을 받은 위구르인들은 2001년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에서 무기조작 훈련을 받은 혐의로 붙잡혀 7년 동안 구금돼 있었다. 이들은 중국 당국으로부터도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 분리독립 운동 관련 테러 용의자로 수사를 받을 수 있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다.
백악관을 비롯 미국 정부는 법원의 판결에 즉각 반발했다. 데이너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판결은 미국을 대상으로 테러를 저지를 수 있는 용의자들을 미국에 입국하는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주미 중국 대사관은 판결 소식을 듣고 해당 위구르인들은 중국 정부의 테러 용의자라며 이들을 중국으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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