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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쏙쏙 재테크] 고금리에 늘어나는 대출 이자, 펀드·예금 깨서라도 상환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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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쏙쏙 재테크] 고금리에 늘어나는 대출 이자, 펀드·예금 깨서라도 상환할까요?

입력
2008.10.09 00:13
0 0

Q)

2006년에 은행에서 2억원을 대출 받아 서울에 있는 아파트를 구입한 직장인입니다. 여태까지 매년 받은 보너스로는 대출금 상환보다 펀드에 투자해 왔습니다. 하지만 대출 금리가 한동안은 6%대이던 것이 슬금슬금 상승해서 8%대까지 이르러 요즘 고민이 됩니다. 금리가 2%포인트 가까이 상승하다 보니 연간 400만원 가까운 이자를 더 내게 된 것입니다. 펀드를 깨고 대출을 갚아야 할까요?

A)

우선 가계 현금 흐름을 체크해 보세요. 최소한의 생활비가 얼마인지와 최대한 버틸 수 있는 이자 부담이 어느 정도인지도 확인하고 이를 대비한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합니다. 현재 금리로 대출이자를 납부하고 나서 생활비를 조달했을 때 현금 흐름이 마이너스라면 바로 대출 상환을 고려해야 합니다.

물론 이 정도로 긴박하지 않더라도 대출금 상환을 다시 한번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은행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모두 7%로 똑같다고 하더라도 대출금리는 100% 지출해야 하지만 예금 금리 7%는 세전 금리이므로 이자소득세 15.4%를 제하면 세후 수익은 5.9% 밖에 안 됩니다. 따라서 여윳돈이 생겼을 때 세후 7% 이자를 받는 원금 보장형 금융 상품에 가입할 수 없다면 대출금부터 갚는 것이 현명합니다. 결국 금리 상승기에는 대출금 상환계획을 잘 수립하는 ‘빚테크’가 필요한 것입니다.

빚테크의 첫 번째 단계는 대출을 받기 전 사용용도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내가 대출 받은 돈으로 하고자 하는 일이 대출 금리를 커버할 수 있는 가치 있는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대출금을 받을 수 있는 여력을 점검하고 상환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예전에는 부동산 담보 대출의 경우 담보 범위 내에서는 큰 문제없이 대출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대출을 받은 사람이 자기 수입 범위 내에서 적절하게 대출을 받는지를 금융기관에서 확인하는데, 이 부분은 나 자신부터 확실히 해야 할 사항입니다.

마지막으로 대출 조건이 나에게 적절한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1억원을 연 6% 이자로 빌려서 15년 후 상환한다고 할 때 크게 3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 원금 균등 상환 방법으로 매달 같은 원금을 상환하고 이자는 남은 원금에 대해서 납입하는 방법입니다. 따라서 원금이 매달 줄어들기 때문에 이자도 대출을 받은 첫 달은 105만원이지만 마지막 달은 55만원이 되어 총 납입이자는 4,525만원이 됩니다.

둘째, 원리금 균등 상환 방법으로 매달 84만원씩 원금과 이자를 동시에 만기인 15년까지 상환하는 것입니다. 이 방법으로 대출금을 상환할 경우 15년간 5,189만원의 이자를 납부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매월 50원씩 이자만 내다가 만기에 원금을 모두 상환하는 경우 총이자 비용은 9,000만원이나 됩니다.

단순하게 보아서는 원금 균등 상환 방법이 이자가 제일 적어서 유리한 것 같지만 대출 받는 사람의 수입이나 지출 계획, 향후 금리 변화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제일 좋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매월 원금과 이자를 동시에 상환할 수 있는 사람이 만기 일시 상환 조건으로 대출을 받고 있다면 아주 잘못된 빚테크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빚테크에는 이자뿐 아니라 수수료도 중요합니다. 대출을 받을 때 설정비, 등록비등으로 부과되는 비용들이 있고 내가 대출 받기로 한 기간보다 먼저 대출금을 갚는다고 하면 조기상환수수료 등이 부과가 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차근차근 확인해야 합니다. 또 최근 금리가 상승하면서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옮기는 것을 고려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 경우도 상환 방법이나 시기, 대출 조건을 바꿈으로써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만약을 대비한 비상금 확보도 중요합니다. 3개월 정도 생활비를 비상금으로 유지하는 것이 급변하는 금융시장 환경에서 나를 지킬 수 있는 또 하나의 대책입니다. 이런 위기에서는 잘 해서 수익률을 많이 내겠다고 하기 보다는 우선은 살아 남는 것, 즉 빚에서 벗어 나거나 빚에 끌려 다니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한 재테크 입니다.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강남센터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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