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연합 등 7개국 중앙은행의 전격적인 공동 금리인하로 9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도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까지만 해도 시장은 금통위의 금리동결 결정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경기침체심화와 금융시장악화로 금리인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불구, 한은 내부에선 ▦당장 금리인하가 오히려 환율급등을 불러올 수 있는 점 ▦한ㆍ미간 금리차(내외금리차) 축소가 차익거래를 노리는 외국인투자자의 유입을 억제시킬 수 있다는 점 ▦신용경색에 따른 유동성 위기 상황에서 금리인하 효과는 미미하다는 점 등을 들어 금리를 낮추는데 강한 거부감이 형성되어 있었다. 때문에 시장에서도 "앞으로 내리더라도 최소한 이번 달은 아닐 것"이란 관측이 유력했다.
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주요국들의 동반 금리인하로 인해 금통위의 선택은 아주 복잡해졌다. 우선 미국이 0.5%포인트 금리를 낮춘 만큼, 같은 폭으로 한은이 금리를 내려도 내외금리차는 종전과 다름이 없다. "우리나라만 낮출 경우 내외금리차가 좁혀져 때문에 환율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은 더 이상 성립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한은도 최소 0.25%포인트, 많게는 0.5%포인트 정도의 금리인하 여력은 생긴 셈이다.
다만 금통위 개최를 불과 반나절 앞둔 시점에 선진국들이 전격 금리인하를 단행한 탓에, 한은이 즉각적으로 입장선회를 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이승일 한국은행 부총재는 "주요 선진국의 정책 공조는 금융불안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한다. 이번 조치로 금융불안이 진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지만, 우리나라의 금리인하문제에 대해선 언급을 하지 않았다.
결국 인하요인이 생겼고, 인하를 거부할 명분도 없어졌지만 타이밍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공동락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환율 급등과 이에 따른 물가 부담이라는 불안요인이 남아 있어 당장 국제적인 금리완화 흐름에 동참할 지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면서도 "어쨌든 7개국의 전격 금리인하는 국내 금리인하 가능성과 시기를 앞당겨 준 이벤트"라고 평가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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