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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국회 첫 국정감사/ 맥빠진 '초반 3無 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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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국회 첫 국정감사/ 맥빠진 '초반 3無 국감'

입력
2008.10.09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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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8일로 사흘째 진행되면서 '3무(無) 국감'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국감 초반의 특징을 일컫는 말이다.

정부가 민감한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야당의 두드러진 존재감이 없고, 새로운 대형 이슈가 없다는 의미다. 아울러 여야가 정책국감을 다짐했지만 실제로는 어김없이 '정쟁국감' '정치국감'으로 흐르고 있다는 우려도 크다.

이번 국감에서 정부의 자료제출 거부는 '해도 너무하다'는 불만을 낳고 있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번에는 특히 심하다. 민주당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의원들도 화가 나있다. 국감 첫날인 6일 기획재정위 한나라당 김재경 의원이 "기획재정부의 자료 제출은 지극히 부실했다.

50건을 요청했는데 17건밖에 오지 않아 국감을 중단하고픈 심정"이라고까지 말했다. 툭하면 "내부자료여서 공개가 불가하다" "대면보고를 하겠다"는 등으로 피하고, 한 달이 넘어도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야당인 민주당의 초반 고전도 두드러진다. 본디 국감은 여당보다 야당이 매서운 위력을 발휘하는 장인데 이번에는 활약상이 특별히 눈에 띄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은 우선 수적 열세에서 찾을 수 있다. 대부분 상임위에서 의원 수가 여당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화력이 딸린다. 파이터가 부족한 측면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부의 부실한 자료제출이 한 원인이지만 상임위 구성이 늦어져 의원들이 충분히 준비를 못한 점도 있다"고 자인했다.

국감을 통해 새로운 대형 이슈가 제기되지 않는 것도 특징 중 하나다.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맹물국감'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외에도 멀티미디어 등 첨단기기를 동원한 '시청각 국감'도 주목할 현상이다. 8일 국방위에서는 한나라당 김영우 의원이 경기 포천시 영평사격장에서 발생하는 소음피해를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주민 인터뷰 화면과 사격장 위성사진, 사격장에서 수거한 실물포탄까지 준비했다.

또 전자여권의 개인정보 불법유출 시연, 사이버 밀수 시연 등 이른바 '동영상 국감'의 사례는 부지기수다. 국회 관계자는 "내용은 크게 새롭지 않았으나 의원들의 전달수단은 매우 독창적이었다"고 평했다.

또 막말과 정쟁으로 얼룩진 구태는 어김없이 재연됐다. 7일 문방위 국감이 YTN 기자 해고 문제로 막말 대치를 하며 파행을 겪은 게 대표적이다.

8일 교과위 국감에서도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으로 정회가 되는 등 파행이 이어졌다. '좌편향 대 우편향'이라는 색깔논쟁도 덧씌워지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18대 첫 국감이 소모적 국감, 부실 국감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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