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원이 직접 고안한 한글 서체를 활용해 문화상품까지 개발했다. 충북 청주시의회 박종규(61ㆍ복지환경위원장)의원은 최근 '봉사'와 '사랑' 두 단어를 조합해 디자인한 문양을 넣은 넥타이 6종류를 개발, 문화상품 전문매장인 청주 한국공예관에서 판매에 들어갔다. 박 의원이 창안한 디자인은 부드러운 한글 서체와 꽃, 창살, 와당 등의 전통 문양이 서로 어우러져 있어 한국적인 냄새가 짙게 풍긴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한'봉사''사랑' 두 단어가 교묘하게 뒤엉켜 가로, 세로 어느 방향에서나 같은 모양으로 읽히기 때문에 기하학적인 미도 느낄 수 있다. 한국공예관 안승현(40) 큐레이터는 "한글을 이용한 기존 문화상품은 대개 판본체나 인쇄체를 활용해 딱딱한 느낌을 주는데 이번 상품은 독특한 서체로 인해 부드러움 속에서도 깊은 품격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새로운 한글 서체 개발에 본격 나선 것은 1년여 전. 도자기, 술병 등 각종 기념품 디자인에 관심이 많던 그는 국내 제품 대부분의 상표에 한글을 이용한 디자인이 거의 없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 때부터 틈만 나면 디자인에 활용할 예쁜 한글 서체 연구에 골몰했다. 유명한 서예가들로부터 다양한 한글 서체 100여 가지를 건네 받아 이를 비교하며 새롭게 다듬는 작업도 주된 일이었다. 1차로 가장 마음에 드는 서체 대여섯 가지를 추린 그는 새 서체로 문화상품까지 만들어보기로 마음 먹었다. 디자인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가며 다양한 색상으로 샘플을 만드는 일을 수 없이 반복했다. 이렇게 산고를 거친 한글 문양으로 넥타이를 만든 그는 앞으로 열쇠고리, 지갑, 시계, 도자기 등의 기념품도 한글을 이용해 만들어 볼 참이다.
박 의원이 문양에 넣을 단어로 '봉사'와 '사랑'을 택한 것은 그가 평소 이 말을 신조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의원직에 나서기 전 30여년 간 교직에 몸담으면서 불우 학생과 이웃을 위해 헌신한 그는 지역에서'봉사의 대부'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이번에 내놓은 넥타이 판매 수익금 전액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쓸 계획이다.
"우리의 자랑스런 글이 다가오는 문화 시대에 최고의 문화 브랜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박 의원은 "더 다양한 한글 문양과 문화상품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청주=글 사진 한덕동 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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