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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I로 뇌 찍으면 지능지수 알수있다/ 서울대 이건호 교수팀 모델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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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I로 뇌 찍으면 지능지수 알수있다/ 서울대 이건호 교수팀 모델 개발…

입력
2008.10.08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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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공명영상장치(MRI)로 뇌 사진만 찍으면 지능지수(IQ)를 알 수 있다."

뇌 사진을 찍는 것만으로 IQ를 측정할 수 있다는 놀라운 연구결과가 한국 학자에 의해 발표됐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이건호 교수팀은 7일 뇌의 MRI 사진으로 IQ를 예측하는 방정식을 개발, 미국 '신경과학회지'(8일자)에 논문을 게재하고 국제특허를 출원했다고 밝혔다.

사람의 지능에 대한 정의나, 지능을 정확히 측정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수많은 이견이 있고 연구가 진행중이다. 널리 쓰이고 있는 문답풀이식 지능검사도 종류에 따라 조금씩 측정치가 차이가 난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뇌 영상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각종 기술이 발전되면서, 뇌의 구조나 기능에 바탕한 객관적인 IQ 정량화가 가능할 것인지가 커다란 관심사가 돼 왔다.

이 교수는 "2000년 이후 뇌 영상으로 지능을 예측하려는 연구는 많았지만 단순한 가능성을 제시한 정도였고 모델화할 정도로 진전된 연구는 없었다"고 이번 연구의 의미를 말했다.

이 교수팀의 연구는 IQ에 따라 뇌의 어느 부위가 두꺼워지거나 얇아지는지를 분석, 모델화한 것으로 기존 지능검사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IQ를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결과 IQ에 따라 두드러진 차이를 보인 뇌 부분은 측두엽, 후두정엽, 전전두엽이었다.

연구팀은 IQ 150~80의 고교생과 대학생 225명을 영재ㆍ우수ㆍ평균 세 집단으로 나눠 뇌 MRI를 찍었다. 그 결과 IQ가 높을수록 측두엽(측두극 측두덮개 베로니케영역 등)이 두꺼웠고, 후두정엽은 얇아지면서 전전두엽과 함께 활성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차이는 지능에 두 가지 종류가 있다는 사실과 관련이 있다. 언어능력과 같은 지능은 경험과 지식이 축적될수록 높아지는데, 원숙한 나이에도 좋은 작품을 내는 소설가가 드물지 않은 경우가 언어능력에 해당한다.

이를 결정성 지능이라고 한다. 반면 계산이나 추론능력 같은 경우는 청년기에 가장 왕성하다가 노쇠할수록 떨어지는데, 컴퓨터 프로그래머나 바둑기사의 경우 젊은 시절 가장 왕성한 업적을 내곤 한다. 이를 유동성 지능이라고 부른다.

이 교수는 "결정성 지능이 높으면 측두엽이 두껍고, 유동성 지능이 높으면 전전두엽과 후두정엽의 활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컴퓨터로 비유하자면 결정성 지능이 높은 것은 메모리가 큰 것(두꺼운 측두엽)이고, 유동성 지능이 높은 것은 연산속도가 빠른 것(얇은 후두정엽)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후두정엽이 얇아지는 것에 대해서는 명확한 메커니즘을 설명할 수 없지만 뇌의 활성을 높이기 위해 불필요한 신경세포는 오히려 제거하는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흥미로운 것은 지능과 상관성을 보이는 영역이 좌뇌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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