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독이 된 이후 가장 기쁜 순간입니다. 감독의 길을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탈리아 영화계가 나은 거장 감독 파올로 타비아니(76)가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그랜드호텔에서 '마스터 클래스'와 '핸드프린팅' 행사를 갖고 자신의 삶과 영화관을 풀어놓았다. 타비아니 감독은 형인 비토리오(79)와 공동 연출한 '파드레 파드로네'로 1977년 칸영화제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으며 '피오릴레'와 '성 로렌조의 밤' 등 사회 비판적 수작들을 선보여 왔다. 형은 건강이 좋지 않아 부산을 찾지 못했다.
타비아니 감독은 "청소년 시절 형과 함께 로베르토 로셀리니 감독의 '전화의 저편'을 보고 영화를 하지 않으면 죽어버리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로셀리니 감독이 자신에게 황금종려상을 시상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인생은 항상 힘들고 고통스럽고 어렵지만 기쁨의 순간도 있다. 그 순간을 위해 인생을 믿고 자기 자신을 믿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가장 감명 깊게 본 영화들이 한국영화이기에 부산 방문이 더욱 기쁘다"고도 했다. 그는 "특히 김기덕 감독의 '사마리아'는 이야기도 매우 감동적이고, 촬영 방식이나 연출, 제작과정도 놀랍기만 하다"고 격찬했다.
타비아니 감독은 "자기 나라의 모든 현실을 용감하게 보여주는 게 영화의 몫"이라는 소신도 피력했다. 할리우드 영화의 세계적 흥행에 대해선 비판적이었다. "마틴 스콜세지 같은 미국의 유명 감독도 할리우드의 세계시장 독점을 우려합니다. 한국의 유망 감독들이 할리우드로 향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미국 이외의 국가들이 과학연구처럼 실험적인 영화에도 투자해 영화산업을 발전시켰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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