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의 끝은 어디인가. 글로벌 증시가 좀처럼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재앙의 근원지 미국 뉴욕 증시가 6일(현지시간) 4년 만에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1만 포인트 선을 지키지 못하며 800포인트 가까이 폭락한 것을 비롯해 유럽 증시는 물론 러시아(19%), 브라질(15%), 홍콩(6.6%), 일본(3.0%) 까지 전 세계가 폭탄을 맞았다.
영국의 일간지 더 타임스는 이날 전 세계 주식 시장의 시가 총액에서 2조5,000억 달러가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타임스는 세계 금융 규제 당국과 정치권이 신용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아치우고 비교적 안전한 투자처로 여겨지는 금이나 정부 발행 채권으로 몰리면서 주가가 대폭락했다고 전했다.
그나마 우리 주식시장은 7일 7.35 포인트(0.54%) 올랐다. 문 열기 전까지 투매현상이 일어나며 1,300선마저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컸지만 외국인의 매도 강도가 예상보다 세지 않았고 대신 기관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며 오후에 상승세로 반전했다.
이는 미국 증시가 너무 떨어진 탓에 이제 오를 때가 됐다는 기대감과 정부의 증시 안정대책, 미국 등 선진국 동반 금리 인하 등이 예상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주요 자산운용사 대표들이 급히 만나 당분간 주식 내다 팔기를 자제하는 등 펀드시장 안정화를 위한 노력하겠다고 나선 것도 한 몫 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이날 상승이 하락세를 꺾지는 못할 것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하루 올랐다고 웃을 상황은 아니라는 것.
환율을 고려한 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 가치는 코스피가 1,150선이었던 2005년 9월 수준. 고점 대비 반토막이 났으니 손실에 대한 공포감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압도해 '패닉 셀링'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2005년 9월 이전 펀드에 가입했을 경우 원금 손실 국면에 접어든 만큼 환매에 대한 욕구가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미국, 유럽에 이어 중국의 경기 마저 위기에 동참할 분위기인 만큼 수출을 중심으로 한 우리시장 주요 종목의 실적 개선도 딱히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이영원 푸르덴셜증권 투자전략실장은 "주식 시장도 문제 지만, 채권 시장과 외환 시장이 더 큰 혼란에 휩싸여 있다"며 "일부에서는 실물 경기 살리기 위해 금리라도 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자칫 환율을 더 올라가게 할 지 모른다"고 말했다.
김준기 SK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결국 돈이 돌아야 하는데 미국 정부가 투입하겠다는 공적자금도 그 양도 충분치 않은데다 실제 시장에 반영이 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결국 국채 발행으로 돈을 마련하려면 중국, 일본이 나서서 국채를 사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막힌 돈 줄이 뚫려 유동성이 확보돼야 시장도 늪에서 한 발을 내딛을 수 있을 것이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