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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 "지금부터 비상경영 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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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 "지금부터 비상경영 체제"

입력
2008.10.08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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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LG, 현대ㆍ기아자동차 그룹 등 국내 대기업들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정부가 사실상 경제위기를 선언한데다, 원ㆍ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위기 극복을 위한 '컨틴전시 플랜'가동에 나선 것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이날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300여명이 참석한 임원세미나에서 "최근 금융위기 여파로 세계 경제가 침체 국면에 빠져들고 있다"며 "글로벌시장의 소비 둔화가 단기간에 회복될 조짐이 없어 큰 문제"라고 위기의식을 강조했다.

구 회장은 특히"내년도 사업계획 수립 때 환율과 금리 변화에 따른 리스크에 철저히 대비, 시장성장의 정체를 타개할 수 있는 차별화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계열사별로 혁신에 기반한 고객가치 실현을 통해 위기상황을 극복하는데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위기대응 전략 수립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LG는 현금과 달러 등 유동성 확보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계열사별 재무점검에 나섰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현재 수출이 수입보다 많고 수출대금의 달러 회수가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며 "환율변동 대비 차원에서 수입대금의 원활한 결제를 위해 적정 규모의 달러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도 "현재까지는 수출대금의 달러 회수가 원활하며, 은행으로부터의 달러 자금 조달에도 문제가 없는 상태"라며 "달러 부족이 장기화할 경우에 대비해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도 금융위기 여파가 국내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하며 계열사별로 위기대응 전략 강구에 나섰다. 계열사별 독립경영체제 출범 100일을 맞은 삼성은 8일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주재로 정례 사장단협의회를 열고 계열사별'컨틴전시 플랜'마련과 위기대응 전략을 집중 논의키로 했다. 삼성전자 등 제조업체의 경우 전체 매출의 85%가 해외에서 발생하는 만큼, 글로벌 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삼성의 한 고위관계자는 "전략기획실이 해체된 이후 총체적이고 신속한 그룹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해 일말의 불안감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번 사장단협의회에선 글로벌 금융위기가 내년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진단하고 계열사별로 독자적인 위기 대응을 위한 비상경영체제 가동 여부와 리스크 관리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미 원자재가격 파동이 한창이던 8월 초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현대ㆍ기아차는 7일 정몽구 회장 주재로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환율 변동성을 고려해 4분기 재무계획을 수정하는 한편, 원가 절감과 불요불급한 자산정리 등 긴축경영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SK도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했다. 지난 주 러시아 출장에서 돌아온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6일 임원회의에서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져 실물경제는 물론 경영환경이 악화할 것"이라고 진단한 뒤 각 계열사별로 비상경영체제의 가동을 주문했다.

최 회장은 "SK의 사업 구조가 환율ㆍ유가ㆍ금리 등 3대 지표에 민감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시나리오 플래닝' 경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K는 이달 말 열릴 CEO세미나에서 대내ㆍ외 경영환경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비상경영체제에 맞춰 내년 경영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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