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서울 서초경찰서 기자실. 오후로 예정된 '고 최진실씨 관련 경찰수사 브리핑'을 기다리던 기자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경찰이 돌연 브리핑 취소와 함께 사실상 수사 종결을 알려왔기 때문이다. 괴담의 최초 유포자 추적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전날 아침까지만 해도 경찰은 "하나하나 끝까지 추적해 최초로 소문을 퍼뜨린 사람을 잡아 내겠다"고 공언했다. "(이 사건이) 국민적 관심사이기 때문"이란 말도 덧붙였다. 결국 하루 만에 말을 바꾼 셈이다.
경찰의 수사의지 천명에 서초서에는 매일 200여명의 기자들이 몰려 밤낮으로 취재경쟁을 벌였다. 이 사건이 고인의 죽음과 명예와 관련될 뿐 아니라, 이를 계기로 왜곡된 인터넷 문화를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컸다.
사실 이상기류는 전날 오후 경찰이 메신저 업체 M사를 압수수색한 뒤부터 감지됐다. 경찰은 "전산기록을 통째로 확보해 괴담의 진원지를 밝혀내겠다"고 큰소리쳤다. 하지만 영장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수사는 애초부터 '예정된 헛탕'이었음이 드러났다. 이메일과 달리 메신저의 쪽지나 대화기록은 서버에 남지않는다는 것을 경찰만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경찰은 이제 다시 슬그머니 여론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중간 유포자 중 이미 입건한 증권사 직원 P(25ㆍ여)씨 외에 나머지 3명을 어떻게 처리할지, 여기에 한두 명을 추가할지 고민 중이다. 이만하면 가히 '탤런트 경찰'이라 불릴 만하다. 하지만 경찰의 과장된 소극을 보고 난 소감이 왜 이리 허탈한지 모르겠다.
송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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