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이버모욕죄 법리 공방 가열/ "특별법 필요" "형법으로 처벌가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이버모욕죄 법리 공방 가열/ "특별법 필요" "형법으로 처벌가능"

입력
2008.10.08 00:13
0 0

탤런트 최진실씨 자살을 계기로 여당이 사이버모욕죄 신설과 인터넷실명제 확대를 골자로 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 방침을 밝히면서 이를 둘러싼 법리공방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인터넷에 만연한 악성 댓글(악플)과 허위정보에 대한 적극적인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법 찬성론과 자유로운 여론 형성의 전제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과잉입법이라는 반론이 맞서 입법추진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정치권의 공방과 함께 법조계의 견해도 팽팽하게 갈려 있다.

■ 표현의 자유 위축 논란

논란은 애초 7월 말 김경한 법무장관이 인터넷상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과 관련해 "사이버모욕죄 신설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표현의 자유 침해를 우려하는 반대여론이 거세자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으나 최씨 사건을 계기로 다시 핫이슈로 떠올랐다.

입법 찬성론자들의 취지는 '인터넷상 익명성에 기댄 사생활 침해나 허위사실 유포행위의 폐해가 너무 심해 방치할 경우 사회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

특히 실명제 확대는 생산적인 토론 및 건전한 여론 형성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현재 위험수위에 이른 악플 등을 볼 때 네티즌들의 자정능력이 한계에 달한 만큼 더 강화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법조계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필연적으로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며 사이버모욕죄 신설이나 실명제 확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 적지않다.

김승환 전북대 법대 교수는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라며 "인터넷 토론 문화,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 익명성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인터넷에서 권력에 대한 의사 표현이 활성화한 것은 익명성이 보장됐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 과잉입법 논란

사이버모욕죄에 대해서는 '현재 형법상 모욕죄 조항으로도 처벌할 수 있어 불필요한 과잉입법'이라는 게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실제 'OOO는 조폭 같은 놈'과 같은 악성 댓글에 대해선 형법상 모욕죄(1년 이하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를 적용해 처벌할 수 있다.

구체적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을 경우에도 정보통신망법의 사이버 명예훼손죄에 해당돼 7년 이하 징역이나 10년 이하 자격정지,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하지만 법무부는 "사이버상의 모욕행위는 일반 모욕행위보다 더 엄격하게 규제할 필요가 있다"며 "처벌을 강화한 특별법 형식의 사이버모욕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법무부는 사이버모욕죄의 형량을 형법상 모욕죄의 형량보다 높이는 한편, 고소ㆍ고발 없이도 수사가 가능하도록 '반의사불벌죄'로 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형법상의 모욕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없을 경우 검찰의 공소제기 자체가 불가능한 '친고죄'이다.

■ 절차적 공정성 논란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되지 못할 경우 사이버모욕죄는 자칫 수사기관의 자의적 처벌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권헌영 광운대 법대 교수는 "가령 수사기관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엄격히 처벌하고 반대세력에 대한 비판은 가볍게 대응하는 등 정치적 목적에 따라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또 처벌 의사가 없는 피해자에게 처벌을 종용하게 할 수도 있는데, 이는 개인의 권리에 대한 지나친 형벌권의 개입"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 관계자는 "수사기관의 권력남용을 견제할 장치는 법에 포함시킬 것이며 피의자 인권 보호도 법원의 최종적 판단으로 가능할 것"이라며 "입법 취지가 인터넷 익명성 폐해 방지와 피해자 보호에 있는 만큼 권력남용의 위험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