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출신의 이론물리학자들이 올해 노벨물리학상을 휩쓸었다. 스웨덴 노벨위원회는 7일 난부 요이치로(南部陽一郞ㆍ87) 미 시카고대 명예교수, 고바야시 마코토(小林誠ㆍ64) 일본 고에너지가속기연구소(KEK) 명예교수, 마스카와 도시히데(益川敏英ㆍ68) 일본 교토대 명예교수를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수상자들의 업적은 2가지의 다른 ‘대칭성 붕괴’를 처음 규명한 것인데 이 연구는 우주와 인류의 존재에 관한 근원적 현상을 해명한다. 137억년 전 빅뱅으로 우주가 처음 생성되면서 물질과 반물질(물질과 전하만 반대이고 똑 같은 것)이 함께 만들어졌다. 그런데 물질과 반물질의 양이 완전히 똑 같으면 서로 상쇄돼 없어지기 때문에 우주는 존재할 수 없다.
실제로는 반물질이 조금 빨리 붕괴돼 물질이 아주 약간 더 많아지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물질의 우주가 남았다. 이렇게 대칭성이 깨진다는 사실(CP 대칭성 붕괴)을 1970년대 처음 이론적으로 규명한 것이 고바야시와 마스카와의 업적이었다. 2001년 미국과 일본 연구팀은 각각 CP 대칭성 붕괴를 실험으로 확인했는데 그 결과는 두 교수의 이론적 예측과 정확히 일치했다.
난부 교수의 업적은 ‘대칭성의 자발적 붕괴’를 처음 수학적으로 규명한 것이다. 최근 유럽가속기물리연구소(CERN)가 거대강입자가속기(LHC)를 가동해 찾으려고 시도한 힉스 입자의 존재도 난부 교수의 연구가 있었기에 예측 가능했다. 고등과학원 전응진 교수는 “난부 교수가 대칭성의 자발적 붕괴의 수학적 성질을 규명한 결과, 쿼크와 같은 기본입자가 2종류가 아닌 3종류여야 한다는 사실이 도출되었고 질량을 부여하는 힉스 입자도 필요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노벨상 수상은 2002년 물리학상과 화학상 수상 이후 6년 만이며 일본인만의 공동 수상은 처음이다. 지금까지 4명의 일본인이 노벨물리학상을 받았고, 전체 노벨상 수상자는 15명이 됐다. 난부 교수는 후쿠이(福井)현 출신으로 현재 미국 국적을 가지고 있다.
시상식은 12월 10일 스톡홀름에서 열리며 난부 교수에게는 500만크로네(약 9억원), 고바야시와 마스카와 교수에게는 각 250만크로네(약 4억5,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도쿄=김범수 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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