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독일의 하랄트 주르 하우젠(72) 프라이부르크대 명예교수, 프랑스의 프랑수아 바레-시누시(61ㆍ여) 파스퇴르연구소 박사, 역시 프랑스의 뤽 몽타니에(76) 세계에이즈연구예방재단 박사 3명이 공동 선정됐다.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산하 노벨위원회는 6일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를 발견한 주르 하우젠 박사와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IV)를 발견한 바레-시누시, 몽타니에 박사의 공로를 인정해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주르 하우젠 박사는 1970년대 후반 자궁경부암이 소위 직업여성에게 흔한 이유를 연구한 끝에 여성 생식기 안에 기생하는 HPV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그는 후속 연구를 통해 HPV에 감염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자궁경부암에 걸릴 확률이 20~100배나 높다는 사실도 밝혀냈으며, 2006년에는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 '가다실'을 개발했다.
주르 하우젠 박사는 지난 5월 초 방한, 한국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갖기도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자궁경부암 백신의 비싼 가격 때문에 개발도상국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혜택을 못 받고 있다"며 "더 많은 여성들에게 백신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새로운 백신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영탁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주르 하우젠 박사는 전세계적으로 2분에 1명 꼴로 여성이 사망하는 자궁경부암 유발 바이러스를 규명하고 세계 최초의 암 예방 백신까지 개발함으로써 천연두처럼 이를 박멸하는 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바레-시누시 박사와 몽타니에 박사는 1983년 성매매와 수혈 등이 에이즈를 유발한다는 사실에 착안해 세계 최초로 HIV를 혈액에서 분리하는 데 성공, 에이즈 치료제 개발에 커다란 기여를 했다. 정두련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들의 에이즈 발병 원인 규명에 따라 에이즈에 감염돼도 10년 정도 지나면 진단이 되고 에이즈 환자들이 현재의 의학으로 10년 이상 조절하면서 생명에 크게 지장을 받지 않고 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수상자들은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1,000만 크로네(약 18억원)의 상금을 나눠 받는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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