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사실을 감쪽같이 숨기고 미혼여성과 사귄 30대 유부남에게 법원이 거액의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다.
부산지법 민사9부(부장 장성욱)는 6일 박모(34ㆍ여)씨가 최모(37)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최씨가 박씨를 속여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는 등 불법행위를 저지른 점이 인정된다"며 "최씨는 1억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최씨는 아내와 자식이 있는 사실을 숨긴 채 2006년 10월부터 박씨와 결혼을 전제로 만나다 지난해 7월 청혼까지 했다. 이에 따라 박씨는 3년 이상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올 6월 결혼 날짜를 잡은 뒤 양가 상견례와 결혼식, 신혼여행 등을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유부남인 최씨는 결국 꼬리가 잡혔고, 박씨는 최씨를 상대로 퇴직으로 상실한 소득 1억2,300만원과 위자료 2,000만원, 결혼준비금 280만원 등 모두 1억5,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최씨가 박씨에게 청혼한 시점을 불법행위가 발생한 날로 보고, 지난해 7월을 기준으로 1억5,000만원에 대한 지연손해금까지 얹어 지급하도록 판결했다.
부산=김창배 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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