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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도 '패닉'… 장단기 금리 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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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도 '패닉'… 장단기 금리 역전

입력
2008.10.07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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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에서 시작한 글로벌 금융 위기로 외화 유동성이 악화되고, 환율 급등으로 인해 국내 채권 시장에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해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금시장은 회사채를 중심으로 금리가 급등하는 등 신용경색의 늪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금융 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의 경우 구제금융법안이 어렵게 상ㆍ하원을 모두 통과했지만 신용경색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도 단기금리가 크게 오르고 있다. 8월 중순부터 한달 넘게 5.79%를 유지했던 양도성예금증서(CD) 91물 금리가 지난달 25일부터 다시 상승세를 타더니 이날 5.91%까지 상승했다. 반면 국고채 3년 물이 5.77%까지 내려가면서, 장단기 금리는 완전 역전되고 말았다.

정상적 상황이라면 만기가 길어질수록 수익률도 높아지는 '장고단저(長高短低)형' 채권금리가 형성되어야 하겠지만, 지금은 거꾸로 '단고장저(短高長低)'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장기물을 기피하고 자금을 단기로만 굴리려는, 패닉장세의 전형적인 모습인 것이다.

채권금리의 급등은 돈줄이 꽉 막혔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리먼브러더스 관련 자산을 보유한 일부 증권사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채권을 팔아치우면서 하루 만에 30bp(1bp=0.01%포인트)에 가까운 폭등세를 보이는 것이 그 예다. 콜자금 마련이 어려워진 일부 증권사가 단기 자금 확보를 위해 보유 채권을 내다팔면서 가격이 폭락한 것. 리먼이 파산하면서 돈이 안전자산인 채권 쪽으로 몰릴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른 결과였다.

채권 시장의 막힌 숨통은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내려 줘야 트일 것이지만 금리 인하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환율도 복병이다. 원ㆍ달러 환율은 이날 기준으로 1,269원까지 뛰어 올랐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로 국제 유가가 내려가고 있지만 환율이 뛰어오르는 바람에 유가 하락 효과는 눈에 띄지 않는다.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도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나라 안팎의 유동성 문제가 풀릴 때까지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조중재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중앙 은행들이 통화정책 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 "중앙은행들이 적극적으로 공조에 나서고 국제금융시장이 안정을 찾기 전까지는 적극적으로 뛰어들 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정범 신영증권 연구원은 "신용 등급이 낮은 회사채는 경기 둔화로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한계 기업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험이 높아질 것이므로 섣불리 덤벼서는 안 된 다"며 "기준 금리가 떨어져도 투자 등급 이하의 채권 수익률은 다시 한번 오를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시장 수익률보다 높은 수익을 낼 것으로 보이는 국고채는 수급 상황이 좋고 유동성이 있는 상태에서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나오는 시점에서 매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이 연구원은 덧붙였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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