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하면 만회하면 되고, 다른 선수도 실수 할 수 있고…”
배상문(22ㆍ캘러웨이)의 ‘인내골프’가 우승상금 3억원의 대박을 터트렸다. 그것도 한국 최고 권위의 내셔널타이틀에서다.
배상문이 5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골프장(파71)에서 열린 코오롱ㆍ하나은행 한국오픈 4라운드에서 OB를 내고 해저드에 빠트리면서도 2타를 줄여 최종합계 11언더파 273타를 기록, 2위 이안 폴터(10언더파)에 1타차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3월 KEB인비테이셔널 1차대회에 이어 시즌 2승째(통산 4승)를 거둔 배상문은 우승 상금 3억원을 받아 상금랭킹 5위에서 1위(4억4,900만원)로 뛰어올랐다. 투어 4년차 배상문은 이번 대회에서 컷 탈락한 김형성을 2위(2억9,900만원)로 밀어내며 첫 상금왕 가능성을 높였다.
평소 불 같은 성격 탓에 한번 무너지면 끝없는 추락을 했던 배상문이지만 이번 만큼은 달랐다. 선두에 1타차 공동 2위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배상문은 1번홀(파4)에서 OB 지역으로 볼을 보내 1타를 잃었다. 7번홀(파3)에서는 티샷을 해저드에 빠트려 더블보기를 범했다.
그는 “화도 나고 어이가 없었지만 실수를 만회하면 되고, 다른 선수도 실수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자신을 다스렸다. 덕분에 10번홀까지 버디 6개를 보태며 2타를 줄였고 이후 승부처인 후반에서 경쟁자들이 줄줄이 무너진 사이 파 세이브로 정상에 올랐다. 최근 발목을 다쳤던 배상문은 요가와 명상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배운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선수의 실수도 따라줬다. 배상문과 함께 중간합계 11언더파로 공동 선두를 달리던 폴터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친 드라이버 티샷이 왼쪽 옆홀인 17번홀 러프로 향한 것. 폴터는 나무를 넘겨 2온을 노리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택했지만 실패했고 네 번째 만에 그린에 올린 뒤 2퍼트 보기로 무너졌다.
바로 뒷조에서 플레이하던 2006년 장타왕 배상문은 18번홀에서 욕심 내지 않는 3온 2퍼트의 파 전략을 펼쳐 최종 승자가 됐다.
폴터는 1~3라운드에서 모두 버디를 잡아냈던 18번홀에서 결정적인 티샷 실수를 하면서 준우승에 머물러 우승 상금보다 2억200만원이 적은 9,800만원을 가져갔다.
대회 내내 구름관중을 몰고 다니며 인기를 누렸던 앤서니 김은 이날 타수를 줄이지 못해 합계 9언더파로 김위중과 함께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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