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범의 파워클래식> (살림 발행)은 클래식음악 입문서 치곤 좀 별나다. 바흐에서 윤이상까지 작곡가 23인의 삶과 작품을 소개하는 이 책은 일단 재미있다. 점잔 빼거나 젠 체하지 않는다. 간간이 폭소를 터뜨리며 읽다 보면 어느새 음악의 숲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음악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 책은 무엇보다 열정이 넘친다. 조윤범의>
"책을 읽으면 음악이 궁금해져서 직접 듣지 않고는 못 배기게 하고 싶다, 그런 생각으로 썼어요. 백 번 보는 것이 한 번 듣느니만 못하니까요. 그게 입문서가 할 일이기도 하구요."
조윤범(33)씨는 바이올리니스트로, 현악사중주단 콰르텟엣스의 리더다. 예당아트TV에서 1년간 '조윤범의 파워클래식'을 진행하면서 준비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 책을 썼다. 조씨는 영화광이자 컴퓨터게임과 웹 디자인의 고수, 아이팟과 록 매니아이기도 하다. 덕분에 책에는 영화나 컴퓨터 이야기가 수시로 출몰한다.
"클래식음악이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진짜 멋진 클래식을 만난 적이 없기 때문이에요. 클래식 대중화가 목적이지만 알려진 곡뿐 아니라 숨은 보물 같은 음악을, 작곡가가 만들어낸 거의 모든 것을 소개하려고 신경을 썼어요. 책을 쓰는 동안 도서관과 예술자료관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수많은 문헌을 읽고 음악을 들었어요. 예컨대 하이든을 알기 위해 그의 현악사중주 83개를 전부 듣고 연주해봤죠. 그런 과정에서 몰랐던 음악을 처음 듣고 엉엉 운 적도 있구요."
이 책에서 작곡가는 친구나 옆집 사람처럼, 음악은 바로 나를 위한 것으로 다가온다. 슈베르트가 잘 씻지 않아서 지저분했다든지, 베토벤이 만날 숙제를 베껴 내다가 선생님(하이든) 눈 밖에 났다든지 하는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이야기로 관심을 끌어낸 다음, 무슨 곡을 어떤 상황에서 왜 썼는지 설명하고, 음악 그 자체를 깊게, 그러면서도 알기 쉽게 소개한다.
"입문서가 흔히 그러하듯 수박 겉핥기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 책은 속을 핥게 하는 책이에요. 직접 들어보고 씹어 먹는 것은 독자의 몫이죠."
오미환 기자 사진 고영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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