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69) 중앙대 재단이사장은 2일 "학생들이 추천하는 인사가 사립대 재단의 개방이사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이날 중앙대 개교 90주년을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장ㆍ단기 발전계획 CAU2018+'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사학 재단 이사장이 직접 나서 학교 발전계획을 밝히기는 매우 이례적이다.
두산중공업 회장이기도 한 그는 "(학생 대표가 추천한 인사들이 개방이사로 재단 운영에 참여하는 것은)노조위원장이 기업체 사외이사로 들어오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런 언급은 사학법인 개방이사 중 4분의 1은 학생과 교직원 등 학내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대학평의원회를 통해 선임토록 한 사학법을 직접적으로 비판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는 또 대입 3불(본고사ㆍ고교등급제ㆍ기여입학제 금지) 정책에 대해 "없어져야 할 제도"라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기업들은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좋은 원료를 찾는데, 대학은 좋은 학생들을 마음대로 뽑지 못하고 있다"며 3불 정책을 돌려서 비판했다.
총장 선출 방식에 대해서는 "재단이 임명하는 간선제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8월 강원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교수 간담회에서 교수 투표로 이뤄지는 현행 총장 직선제가 교수 사회의 불필요한 갈등을 조장하는 등 폐단이 많다는 이유를 들어 간선제로 바꾸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를 재확인한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 임기가 만료되는 박범훈 총장 유임 여부와 후임 총장 하마평 등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정 투자 규모를 묻는 질문에는 "학내 시스템을 먼저 개혁한 뒤 예산을 집어넣겠다"고 말했다. '선 개혁, 후 투자'를 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특히 대학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선순환 구조가 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봉제와 업적평가제를 통해 우수 교수들을 내부적으로 육성하고 상시 채용 제도를 시행하며, 무상대여 장학금을 조성하겠다는 게 박 이사장의 구상이다. 세계 수준의 연구집단 3개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경기 하남 캠퍼스 조성과 관련해서는 "새로운 캠퍼스 조성을 추진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만약 하남 캠퍼스가 만들어진다면 3곳(서울ㆍ안성ㆍ하남캠퍼스)을 운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남 신캠퍼스가 조성될 경우 안성 캠퍼스는 운영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은 7월 중앙대 재단을 인수했으며, 두산중공업을 소유한 박용성 회장이 재단 이사장에 선임됐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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