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달샘의 맑은 물처럼 우리의 영혼에 필요한 생명과 평화의 지혜를 소박하게 전해온 '표주박통신'이 100호를 냈다. 올해로 21년을 맞은 표주박통신의 발행인은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김조년(62) 교수.
1987년 3월 학생운동에 참여해 제대로 강의를 듣지 못하고 졸업한 제자들을 위해 못다한 강의내용을 편지에 적어 보내준 것이 표주박통신의 출발이다.
30여명의 제자와 주고 받던 표주박통신은 세월이 지나면서 수신자가 국내외의 지인들로 확대돼 지금은 2,500여명이 '표주박'을 받아본다. 분량도 30여쪽의 소책자로 두툼해졌다. 김지하 시인,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장회익 녹색대 총장, 기세춘 한학자, 이현주 목사 등도 열독자들이다.
매년 4~5차례 발행되는 표주박통신은 그때나 지금이나 '사랑하는 벗에게'란 김 교수의 정다운 편지로 시작된다. '오고 가는 정'에서는 제자와 지인들이 김 교수에게 보낸 답장들이 소개된다. 자신의 근황을 전하기도 하고 표주박통신 지난호를 읽고 느낀 점 등을 솔직히 털어놓는 등 형식과 내용이 자유분방하다.
표주박이 가벼운 것만은 아니다. 지구촌의 다양한 이슈와 국내 사회적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전망이 빠지지 않는다. 정책비판은 매섭고 날카롭다.
하지만 함석헌 선생의 제자이며 생명ㆍ평화운동가답게 김 교수의 글에는 생태와 환경, 공동체, 영성 등의 주제가 자주 등장한다. 100호에도 그는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한 내 작은 생각'이란 소논문을 실었다. 그는 대전환경운동연합 의장을 지냈고 민들레의료생협 이사장을 맡고 있다.
김 교수와 표주박 수신자들은 발행 100호를 기념해 17일 서울 행사를 시작으로 수원, 대전, 천안, 전주, 고성-통영 등에서 순회 모임을 열 예정이다.
김 교수는 "이제 우리는 지나친 물질문명과 경쟁의 흐름에서 벗어나는 훈련이 필요하다"며 "평화롭고 풍성한 삶에 표주박통신이 맑은 물 한 바가지를 보탤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의 (042)629-7310 http://pyojubak.hannam.ac.kr
대전=전성우 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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