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가 세계 각국의 지역전문가를 양성하고 외무 공무원의 제2외국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2년 단위로 시행하고 있는 해외연수 프로그램이 미국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어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유명환 장관이 외교 인력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외교부가 조직 확대에 힘을 쏟고 있지만 기존 인력의 역량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제대로 기울이지 않고 있어 앞뒤가 안 맞는다는 지적이 많다.
외교부가 3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6년부터 올해까지 3년 간 해외 연수로 파견된 외무 공무원 105명 가운데 66.6%인 70명이 미국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영국 10명(9.5%), 중국 9명(8.5%) 일본 7명(6.6%), 프랑스 4명(3.8%), 러시아 2명(1.9%) 순이었다.
특히 올해는 9월까지 파견된 외무 공무원 37명 중 무려 89.2%에 달하는 33명이 미국으로 해외 연수를 가 쏠림 현상이 더 심했다. 반면 최근 정상회담을 통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러시아의 경우 연수 참가자가 한 명도 없었다. 일본 중국도 각각 2명, 1명에 불과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 첫 해 ‘4강 외교’를 매듭짓겠다며 의욕적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이를 뒷받침할 실무 인력 양성 방향은 엇박자로 나갔던 셈이다.
이처럼 외무 공무원의 해외연수가 미국에 집중된 것은 자녀를 교육하기에 유리한 것은 물론, 미국 연수 외교관이 외교부의 주축으로서 각종 현안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 경력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도 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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