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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위기 실물 확산/ 美 '금융위기 → 경기침체' 시나리오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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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위기 실물 확산/ 美 '금융위기 → 경기침체' 시나리오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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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6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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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되고 있다. 미 경제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던 실물경제가 금융 위기의 영향을 받기 시작한 사실이 지표와 통계로 속속 확인되고 있다. 미국의 정책 당국자와 세계 각국의 경제 전문가들이 걱정해온 악몽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미 경제가 침체에 접어들었느냐 아니냐를 놓고 갑론을박하기보다는 본격적인 경기 침체에 대비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 노동부는 지난 달 미국에서 일자리가 15만9,000천개 감소해 5년5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고 3일 발표했다.

돈 줄 막힌 실리콘 밸리

3일 미 뉴욕타임스(NYT)는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인텔과 자웅을 겨루는 AMD가 연말까지 핵심사업의 하나인 프로세서 디자인 부문을 분사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실리콘 밸리는 특성상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분위기여서 그간의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자금 조달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며 "AMD의 분사 결정은 실리콘 밸리의 투자자도 금융 위기로 몸을 사리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자금 조달이 사업 성패를 좌우하는 신생 벤처는 9월 초 미국의 국책 모기지업체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국유화 발표 이후 '돈 줄'이 막혔다. 프래디맥의 국유화 발표 직전인 8월 말 300만달러(약 31억원)의 자금을 유치한 모바일 솔루션 벤처 스카이덱의 제이슨 데빗 최고경영자(CEO)는 "당신은 억세게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당분간 직용 채용을 하지 않고 서비스 유료화를 앞당겨 현금을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심지어 자금조달에 문제가 없는 멀쩡한 기업도 타격을 받고 있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2일 886억달러(약 90조원)로 지난주 대비 10.3%가 증발했다.

자동차 업계 15년만에 최저 판매

미국 자동차 조사업체 오토데이터에 따르면 9월 미국의 자동차 판매대수는 96만 4,873대로 1993년 2월 이후 처음으로 100만대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동기의 131만대에 비해 26.6% 감소한 수치다. 블룸버그통신은 "자동차가 꼭 필요한 미국인도 금융 위기로 대출 받기가 어려워지면서 자동차 판매 대수가 크게 줄었다"고 분석했다.

실물 경제의 부진을 보여주는 지표는 이뿐이 아니다. 미 상무부의 2일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8월 내구제 공장 주문이 전달 대비 4% 감소를 기록, 2년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내구제 공장 주문은 지난 6개월간 증가세를 보여왔으나 이번에 감소세로 반전했다. 1일 미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9월 제조업 지수는 43.5로 2001년 9ㆍ11 테러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경기 침체 이미 시작

시장조사기관 마켓워치는 "개인소득, 산업생산 및 도소매 판매, 실업률 등의 지표를 기준으로 하면 미국은 이미 경기 침체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개인소득은 정부의 세금 환급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했고, 산업 생산과 도소매 매출은 각각 2.8%, 1% 감소했다는 것이다. 실업률은 6.1%에 달한다. 9월에 사라진 일자리 15만9,000개는 2003년 3월 이후 최대치로 전문가 예상을 훨씬 초과한 수치다. 특히 9개월 연속 일자리가 감소해 최근 1년 사이 76만명이 실직했다.

경기침체의 기준으로 통용되는 '국내총생산(GDP)의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적용해도 미국은 경기침체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 4분기에 GDP 마이너스 성장을 했고 올해의 분기별 GDP는 내년 초 발표된다.

마켓워치는 "10년 가까운 저금리로 미국 경제는 경쟁력이 떨어졌으며 구제금융 법안이 하원에서 통과되더라도 미국의 경기침체를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은 적어도 내년 4월까지는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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