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병충해 방제 작업 중 추락한 러시아제 안사트(ANSAT) FP305 헬기는 기획재정부(구 재정경제부)가 전문가의 반대 의견을 무시하고 안정성 점검도 하지 않은 채 도입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산림청은 또 사고 원인을 둘러싼 제작사와의 이견으로 사후 처리도 못하고 같은 기종의 헬기 4대(1,461만 달러 상당)를 2년 2개월째 격납고에 방치하고 있다.
5일 국회 농림수산식품위 소속 김성수 의원(한나라당)이 산림청의 헬기 도입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산림항공관리소는 2003년 2월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중형 헬기 기종선정 회의에서 10년간 운용 결과 우수성이 검증된 프랑스제 AS350-B2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재정경제부는 한 달 후 대러시아 차관의 현물상환으로 안사트 헬기를 들여올 수 있다며 돈을 들여 프랑스제를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산림청은 2004년 러시아 안사트 헬기 2대(FP301ㆍFP302호)를 도입했다. 당시 한국이 첫 구매자였다. 그러나 2005년 12월에 도입된 안사트 FP305호기(369만 달러)는 7개월만인 2006년 7월 전자파에 의해 조종봉이 오작동된 것으로 추정되는 원인으로 추락해 완파됐고, 이재익(당시 49세)기장이 사망했다.
산림청은 안사트 헬기 사고 후속 처리도 마무리하지 못한 채 올해 180억원의 예산을 들여 대형 헬기 2대를 새로 도입할 예정이어서 또다시 논란을 빚고 있다. 김성수 의원은 "산림청은 새 헬기를 구매하기보다 철저한 사고 원인 규명으로 보상을 받아 헬기 가동률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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