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수많은 쟁쟁한 배우와 감독을 제치고 가장 뜨거운 인기를 끌고 있는 이는 우에노 주리(22)다. 2일 개막식 레드 카펫에 그가 나타나자 "노다메!" "루카!"라는 아우성이 터져나왔다. '노다메 칸타빌레'와 '라스트 프렌즈' 등 우에노 출연작의 극중 이름들이다.
그가 출연하는 영화 '구구는 고양이다'의 영화제 티켓은 예매 시작 직후 동이 났고 관객과의 만남, 기자회견에는 인파가 구름처럼 몰렸다. '구구는 고양이다'의 감독 이누도 잇신이 "제발 일본에서도 이만큼만 잘 됐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로 한국 팬의 우에노 사랑은 대단하다.
"한국에서 인기를 실감해요. 이렇게 알아봐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제 매력이라기보다 아마 역할이 좋아서 그런 것이겠죠." 많은 팬들은 영화 '스윙 걸즈' 등에서의 다소 엉뚱한 사고뭉치나 주근깨 가득한 얼굴을 우에노의 이미지와 중첩시키곤 한다.
그는 "그 어떤 역할도 나 자신이 아니고, 동시에 조금씩 나이기도 하다"고 말하는데, 어렸을 때 그는 여자아이 못살게 구는 남학생들을 혼내주고, 교내 문화행사가 열리면 늘 앞장서는 그런 아이였다.
우에노는 중1 때부터 일찌감치 연예계 활동을 시작했다. "중학교에 올라가니 학교가 재미없어졌어요. 초등학교 때는 남학생 여학생 어울리며 터치볼도 하고 놀았는데 중학교 올라가니 여자애들은 새침데기처럼 되더라구요. 사람들 재미있게 해주는 일을 좋아해 문화행사에선 늘 리더였는데, 학교가 재미없어지니까 연예계로 눈이 갔지요."
언니가 보던 패션잡지에서 모델을 찾는다는 기사를 읽고는 즉석카메라로 사진을 찍어보냈고, CF를 찍기 시작했다. 지금은 TV 드라마와 영화를 가리지 않고 출연 중이다. 그 중 '노다메 칸타빌레'는 일본에서는 물론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팬들의 뜨거운 관심과 대조적으로 우에노 주리는 소탈하고 단순했다. 그는 스스로 야망있는 배우라기보다 대중을 즐겁게 해주는 엔터테이너라는 의식이 강해 "내가 작품을 고르는 게 아니라, 나를 찾는 작품을 한다.
사람들에게 생기와 긍정적인 생각을 불어넣어줄 역할이라면 늘 환영"이라고 말한다. "영화제에 오니 한국의 많은 배우들이 할리우드에 진출하고 싶다고 하는데 저는 별로 그런 생각 없어요. 일본 영화는 일본 영화대로, 한국 영화는 한국 영화대로 좋은 점이 있잖아요?"
'구구는 고양이다'는 일본의 순정만화 작가 오오시마 유미코의 자전적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우에노 주리는 주인공 작가의 조수로 나온다. 영화제를 놓치더라도 16일부터 전국 개봉관에서 볼 수 있다.
부산=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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