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대내외적 환경변화가 인수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인수 후보들)
"대우조선의 본질 가치는 매각 공고 때나 지금이나 변함 없다."(산업은행)
대우조선해양의 본입찰일이 일주일 앞으로 바짝 다가오면서 매각가를 두고 산업은행과 인수후보 기업들간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팽팽하게 전개되고 있다. 인수 후보들이 금융시장 불안과 주가하락을 빌미로 인수가격 하락 가능성을 제기하자 산업은행은 '유찰 가능성'까지 제기하면 응수하고 있는 양상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13일로 예정된 대우조선 본 입찰에 포스코, GS, 한화그룹, 현대중공업 등이 적어내는 입찰 가격이 산업은행이 정한 기준에 미달할 경우 유찰 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민연금의 투자 철회와 대우조선 주가 하락 등으로 인수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자 매각 결정권자인 산업은행이 '진화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인수 후보들은 산업은행이 본 입찰을 앞두고 내놓은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라는 점에서 진의파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산은의 의지와 달리 시장에서는 인수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실제 인수가에 영향을 직접 미치는 주가는 올해 3월 말 매각을 공식 발표했을 당시 7조원에서 6월 9조원을 넘었다가 2일에는 5조48억원(종가 기준)으로 하락했다. 산업은행과 캠코가 가진 지분(50.4%)과 경영권 프리미엄을 100%로 계산해도 5조원이면 충분한 가격대인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재 대우조선의 영업 이익대비 주가도 경쟁사에 비해 여전히 고평가 됐다"며 "현재 주가도 결코 싼 것이 아니다"는 냉정한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조선업계에서는 STX조선이 세계 최대 크루즈선 제작업체인 아커야즈 인수한 예를 들며 "여전히 거품이 끼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STX조선이 자산가치 6조원대의 아커야즈 지분 88.4%를 인수하는데 들어간 돈이 1조4,000억원이었는데 자산가치 10조원의 대우조선 지분 절반을 6조원에 산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단순 수치상으로 아커야즈와 비교해 자산가치 대비 50% 지분 인수를 기준으로 보면 대우조선의 인수가격은 2조원이 안 된다"며 "대우조선의 성장성을 감안해도 5조원도 비싸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