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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재판' 연극으로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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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재판' 연극으로 알린다

입력
2008.10.06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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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에게 농약을 먹여 살해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자살하기 위해 놓아둔 것 일뿐이라는 피고인의 호소를 배심원들께서 귀담아 들어주십시오."

경기 안성시의 한 농촌마을에서 끔찍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피고인은 한국으로 시집온 베트남 출신 며느리. 시어머니에게 농약을 먹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되지만 "고된 한국 생활이 힘들어 죽고 싶은 마음에 내가 먹으려고 둔 것이지 시어머니에게 먹인 적이 없다"며 범행을 부인한다. 검찰과 변호인은 배심원들을 설득하려고 설전을 주고받는다.

마지막 장면은 배심원 평의실.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배심원들은 피고인의 유ㆍ무죄를 두고 치열한 논쟁을 벌인다. 평의는 유죄로 흐르는 듯 하다 한 배심원의 반대의견으로 다시 열띤 토론이 이어지고 결국 유ㆍ무죄가 가려진다.

9일부터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문화공간 엘림홀에서 상연되는 연극 '랜덤 피플'. 올 1월부터 시작된 국민참여재판을 주재로 한 연극이다.

'12명의 성난 사람들' 등 배심원을 소재로 한 외국 예술작품은 적지 않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 연극이 처음이다. 오석준 대법원 공보관은 "국민참여재판과 관련해 배심원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작품이라 후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법원과 한국예술문화위원회가 공식 후원하는 연극은 '극단 그리고'가 제작하고 이대영 중앙대 교수가 예술감독을 맡았다. 연출을 맡은 심가영씨는 "법은 무겁고 딱딱하다는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배심원제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변호사 연수과정에도 공연 관람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연극은 26일까지 평일 오후8시, 토요일 오후 3시와 6시, 일요일 오후 3시에 상연되고 인터넷을 통해 예매 가능하다. 문의 (02)969-2518.

권지윤 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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