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번스타인 등 엮음ㆍ김명철 등 옮김/21세기북스 발행ㆍ504쪽ㆍ2만2,000원
"부~자 되세요!" 이 시대 한국, 저보다 더한 덕담은 없을 것이다. 세계화는 물신주의와 함께 왔다. 점점 더 부유해지고 있는 진짜 갑부들은 그렇다면 어떻게 태어나, 어떤 삶의 패턴을 구축했을까? 세계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
자신의 이름을 딴 경영 전문지 포브스를 통해 1982년부터 매년 400대 부호의 명단을 발표해 온 맬컴 포브스가 억만장자들을 분석했다. 명단 발표 25주년(2007년)을 맞아, 2006년까지 '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1,302명을 분석해 정리한 부자 리포트인 셈이다. 이념이나 가치 같은 성마른 메스는 거두고, 객관적 통계와 자료에만 의존했다는 점은 분명 이 책의 미덕이다.
그들의 성공에는 학벌, 모험 성향, 승부욕, 타이밍 등 성공의 요소가 중요했다. 대다수가 카드와 포커의 고수였을만큼 경쟁욕이 강했다. 첨단 기술,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금융 등 대표적 호황 산업에서 어떻게 재산을 증식해 왔는지 하는 비즈니스에 대한 분석이 이뤄진다. 이와 함께 지구온난화 방지 기구 지원, 배기가스 배출 금지법 참여 등 공공 분야에도 지원을 하고 있는 일부 기업의 활동도 소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민자 비율, 특별한 자선사업, 결혼 여부 등의 통계 자료는 부자들의 이면을 유추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리스트에 오른 사람 중 한번 이상 이혼한 사람이 약 120명이다. 레블론 대표인 로널드 패럴먼은 4명과 이혼, 합의금으로 1억8,000만 달러를 지불해 전처들을 행복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미국의 평균 이혼율이 50%인데 비해 이들은 겨우 20~30%대다. 이혼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평균 재산이 비이혼자들의 평균 재산보다 많다는 등 통념에 반하는 사실들이 갑부의 세계를 드러내 준다.
무엇보다 책 말미에 수록된 종합 통계표는 숫자를 지고의 가치로 여기는 이 책의 대미답다. 세계의 부자들이 포브스의 부호 명단에 오른 횟수, 재산이 최고였던 연도, 재산 최고액 등 3가지 숫자로 압축되는 부의 명세서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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