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 당시 핵 검증과 북미관계 개선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할 북미 고위급 회담을 제안했던 것으로 5일 알려졌다. 미국은 북한과의 추가 협상에 대비해 성 김 국무부 대북특사를 서울에 대기시킨 상태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은 힐 차관보가 1~3일 방북했을 당시 북한 군부 협상 파트너인 리찬복 인민군 판문점대표부 대표(상장)를 통해 북미 간 고위급 협의를 제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북한은 “미국이 강력히 요구하는 검증 대상인 미신고 핵 시설은 군부 관할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논의에는 군부가 직접 나서겠다”는 논리를 펼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김숙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3일 힐 차관보 서울 귀환 직후 “10월 중 6자회담 차원의 협의도 있어야겠고 한미 간 외교장관, 그 이상의 정상 간 협의도 필요하다면 가질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제의가 6자회담 수석대표 차원에서 협의할 의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결국 핵무기 포기와 북한 체제 안전보장 등 각국 정상의 결단이 필요한 사안을 북한이 제의했다는 의미여서 북미 고위급 협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북한은 또 힐 차관보 방북 기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남북한 동시 핵사찰 필요성도 주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북미 간 군사회담을 제의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힐 차관보를 수행해 방북했던 성 김 대북특사가 4일 중국을 방북하고 미국으로 돌아간 힐 차관보와 떨어져 서울에 체류 중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힐 차관보가 6일 오전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과 협의를 마친 이후 북한과 재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와 관련, “힐 차관보가 추가 회담 가능성에 대비해 대리인을 서울에 남겨 놓았다”며 “국무부 관리들은 북핵 협상이 합의점을 찾을 수도 있다는 희망을 아직 버리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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