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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피아니스트 김철웅, 미국서 연주회/ "피아노 선율로 통일 앞당겼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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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피아니스트 김철웅, 미국서 연주회/ "피아노 선율로 통일 앞당겼으면…"

입력
2008.10.06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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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김철웅이 통일을 단 10분이라도 앞당겼다는 소리를 들으면 좋겠습니다."

탈북 피아니스트인 김철웅(34)씨가 2일(현지시간) 북한 인권의 실상을 알리고 전 세계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한 미국 내 연주회 일정을 시작했다. 김씨는 이날 저녁 뉴욕 맨해튼음대를 시작으로 9일까지 보스턴과 워싱턴에서 연주회를 가질 예정이다. 2일 연주회에서 김씨는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 21번 C장조 K.467 '엘비라 마디간' 등에 이어 북한 곡인 '조선은 하나다'를 연주했고 자신이 편곡한 아리랑 소나타도 선보였다.

그의 목적은 단순한 연주가 아니다. 연주곡에 꼭 북한 곡을 포함시킬 뿐만 아니라 중간에 청중과 질문ㆍ응답 시간도 갖는다.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알리기 위해서다. "뉴욕 필하모니의 평양 공연 때 북한 주민들은 미제라고 적대시하던 자들이 연주하는 곡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느꼈을 겁니다. 반대로 이곳에서 그들의 곡을 연주함으로써 북한 사람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습니다." 그는 미국에서 북한의 곡을 들려주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김씨는 평양에서 고위 당 간부의 아들로 태어나 8살에 평양음악무용대에 입학해 피아노를 전공했다. 장성택의 조카를 비롯한 고위층 자제들이 학급 동기였고 집에 벤츠가 있을 정도로 환경이 좋았다. 하지만, 모스크바 유학시절 커피숍에서 들은 팝 피아니스트 리처드 클레이더만의 곡 '가을의 속삭임(A Comme Amour)'은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그 곡은 북한에서 금지돼 있었기 때문에 처음 들었죠. 그런 곡을 칠 수 없다는 현실에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북한으로 돌아와 애인에게 들려주려고 그 곡을 연습하다가 누군가 보위부에 신고하는 바람에 끌려가 일종의 '경위서'를 썼다. 그는 탈북 계기에 대해 "평생 피아니스트로 북한서 살면 도대체 몇 만장의 경위서를 써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로부터 정확히 사흘 뒤에 두만강을 건너 탈북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옌볜에서 온갖 고생을 한 끝에 조선족 교회를 찾아가 피아노를 연주하게 됐고 선교사들의 도움으로 2002년 12월 한국 땅을 밟을 수 있었다. 그는 앞으로 활동영역을 작곡으로 넓힐 생각이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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