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 역사상 투수 3관왕을 달성한 투수는 딱 두 명이다. 해태 선동열(86년ㆍ89~91년)과 한화 류현진(2006년)만이 다승과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를 동시에 차지했다. 트리플크라운은 당대 최고 투수라던 최동원(롯데)조차 이루지 못한 대기록이다.
투수 3관왕에 도전하는 SK 에이스 김광현(20)은 3일 광주 KIA전에 앞서 이를 악물었다. 김성근 감독이 "오늘이 김광현의 올 시즌 마지막 경기다"고 못박았기 때문. 김 감독은 "남은 두 경기에서 기록을 달성하도록 도와줄 생각은 없다. 대기록은 정정당당한 승부 속에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광현은 딱 한번뿐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시속 153㎞까지 찍은 강속구를 앞세운 김광현은 7이닝 동안 삼진 12개를 잡아내며 2실점(무자책) 호투했다. 다승왕을 확정한 김광현(16승4패)은 평균자책점을 2.39로 낮추고 탈삼진을 150개로 늘렸다. KIA 윤석민(2.44)과 한화 류현진(143개)에게서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1위까지 뺏은 김광현은 투수 3관왕에 한발 다가섰다.
윤석민은 시즌 최종전인 4일 광주 두산전에 선발 등판한다. 윤석민이 3과3분의1이닝 이상 무실점으로 막으면 김광현의 투수 3관왕은 무산된다. 윤석민의 어깨에 김광현의 트리플크라운 달성 여부가 달린 셈. 김성근 감독은 경기가 끝나자 "광현이가 원한다면 시즌 최종전(5일 인천 히어로즈전)에서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말해 평균자책점 1위 싸움은 마지막까지 알 수 없게 됐다.
김광현은 2회말 4번타자 이재주부터 6타자 연속 탈삼진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한 경기 12탈삼진은 올 시즌 한 경기 최다탈삼진 타이 기록. 4회말 자신의 수비 실책 2개로 2점을 내줬지만 비자책점으로 기록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SK는 연장 13회 터진 김동건의 역전 3점 홈런으로 KIA에 5-2 역전승을 거뒀다.
이광환 감독 경질설로 분위기가 어수선한 7위 히어로즈는 목동에서 2위 두산을 8-2로 대파했다. 히어로즈 선발 이현승은 9이닝을 7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막아 자신의 프로 첫 완투승을 거뒀고, 송지만 등은 선발 전원 안타 기록(팀 2호ㆍ시즌 19호)을 세우며 장단 15안타를 합작했다.
3위 롯데는 잠실에서 꼴찌 LG를 9-3으로 격파했다. '쌍둥이 천적'인 롯데 에이스 손민한은 시즌 12승(4패)과 함께 LG전 6연승을 거뒀다.
이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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