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에서 오마하의 구원자로.
워런 버핏이 또 한 번 지갑을 풀었다.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헤서웨이는 1일 제너럴일렉트릭(GE)의 우선주 30억달러 어치를 매입한다고 밝혔다. 향후 5년간 언제라도 주당 22.25달러에 보통주 30억달러 어치를 인수할 수 있는 매입권을 확보한 것이다. 이로써 그는 최근 10일 동안 GE를 포함해 골드먼삭스(50억달러), 미국의 에너지 기업인 콘스텔레이션에너지그룹(47억달러), 중국 전기ㆍ자동차 부품 업체인 BYD(2억3,000만달러) 등에 총 130억 달러(한화 약 15조6,000억)를 투자했다.
버핏이 구원자로 추앙받는 것은 위기 속에서 과감히 투자를 감행, 기업도 살리고 시장의 신뢰 회복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제임스 폴센 웰스캐피털 수석 전략가는 2일 뉴욕타임스에 "버핏은 정부와 재무부가 해야 할 광고를 대신해 주고 있다. 자금의 시장 유입을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블루칩을 중심으로 장기 투자한다'는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는 최근 행보는 평소 그의 투자 소신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미 마켓워치는 "버핏은 여전히 최고만을 사들인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발간된 버핏의 자서전 '스노볼-워런 버핏의 인생경영'에 나타난 그의 투자 원칙은 ▦위기 속에서 용기와 현금이 합해지면 최고의 가치를 창출한다 ▦모르는 회사에 투자하지 말라 ▦위기 상황에서 떨어지는 칼을 잡으려 하지 마라 등 세 가지로 요약된다.
버핏은 GE 투자 발표 직후 경제전문방송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일년 전 에이커당 2,000달러에 구입한 농장 바로 옆의 농장을 에이커당 1,400달러에 살 수 있다면 투자하는 게 당연하다"는 말로 위기는 곧 기회임을 역설했다. 하지만 "없는 돈을 빌려서 투자하는 것은 치명적인 실수"라고 말해 섣부른 투자는 금물임을 밝혔다.
그는 GE와 골드먼삭스의 투자 이유로 "잘 안다"는 점을 들었다. GE에 대해서는 성명을 통해 "오랫동안 GE 경영진의 친구였고 숭배자였다"고 밝혔고 골드먼삭스에 대해서도 "함께 오랫동안 비즈니스를 해왔고 조건과 사람이 모두 적당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었다.
최지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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