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 탤런트 최진실(40)씨가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여년 연예계 정상을 지키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최씨는 역설적이게도 "세상 사람들에게 섭섭하다"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등져 충격을 주고 있다. 최씨가 최근 탤런트 안재환씨 자살과 관련한 '사채업 괴담'에 시달렸던 점으로 미뤄 인터넷 루머가 또 한 명의 스타를 앗아간 셈이 됐다. 유명 연예인의 자살이 이어지면서 '베르테르 효과'로 불리는 모방자살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자살에 대한 전 사회적 관심과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이날 오전 6시께 자택 욕실 샤워부스에서 압박붕대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최씨 어머니가 처음 시신을 발견, 아들 최진영씨에게 연락했고 오전 7시34분께 경찰에 신고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최씨는 이날 오전 0시42분과 0시45분께 친하게 지내던 메이크업 담당자 이모씨에게 각각 '아이들을 부탁한다' '미안해'라는 내용의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남겼다. 이날 자정께 술에 취한 채 귀가한 최씨는 어머니에게 자신을 둘러싼 '사채업 괴담'에 대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같은 정황과 '목을 맨 흔적이 발견됐고 별다른 외상이 없다'는 검시소견 등으로 "자살이 명백하다"고 결론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가 이혼 이후 자녀양육 문제 등으로 우울증 증세를 보였고 평소 죽고 싶다는 말을 많이 했다고 지인들이 말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사채업 괴담에 시달려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정확한 자살 동기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살 동기와 관련, 최씨는 사채업 괴담 외에도 톱 스타의 자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감에 시달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전날도 최씨가 광고 촬영에 정상적으로 임하고 저녁식사 자리에서 매니저 등과 다음 출연작품에 대해 논의했다는 점에서 최씨의 자살에 여전히 의문이 가시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은 의혹을 남기지 않기 위해 이날 밤 시신에 대한 부검을 실시한 결과 타살 의혹이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한편 경찰은 인터넷 악성 루머가 최씨 자살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판단에 따라 루머 유포자들을 적극 추적해 처벌하기로 했다. 서초경찰서는 인터넷에 증권사 정보지에 실린 최씨 관련 루머를 올린 혐의로 증권사 직원 P(25.여)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최초 유포자 및 유포 과정에 개입된 이들을 추적하고 있다. 최씨는 '안재환씨에게 25억원의 사채를 빌려줬고 이로 인해 안씨가 자살했다'는 소문이 인터넷에 유포되자 지난달 22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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