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일 여야 원내대표단과 정책위의장을 청와대로 초청, 만찬을 함께 했다. 이 대통령과 여야 원내지도부와의 만찬은 처음으로, 지난달 19일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25일 민주당 정세균 대표, 26일 국회 상임위원장단과의 회동에 이은 여의도와의 본격적 소통이었다.
이날 만찬은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위기시대에는 여야가 없다. 국회의 협력을 부탁드리는 뜻에서 모셨다"고 인사말을 건넸지만 야당 인사들은 작심한 듯 쓴소리를 쏟아냈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고환율 정책을 펴고, 언론개입 논란과 종교편향 논란을 야기한 책임자들의 인사쇄신이 있어야 한다"고 쇄신론을 들고 나왔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어청수 경찰청장을 겨낭한 것이다. 같은 당 박병석 정책위의장도 "종부세 완화는 양극화를 가속시키는 것이라 반대한다"며 "사회간접자본 예산도 영남편중이 심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영남편중 지적과 관련, "국가균형 프로젝트는 확정된 것은 아니므로 좋은 의견이 있으면 제안해달라"고 말했고, 금융위기 대처가 안이하다는 지적엔 "정부가 내부적으로는 대책을 세우되, 정치 지도자들이 불안을 부추기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유모차 시위자 수사에 대해 "처벌보다 아이들을 못 데리고 나오게 하려는 목적"이라고 했지만, 원 원내대표는 "촛불시위가 평화롭게 이뤄졌기 때문에 부모들이 아이를 태우고 나온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도 야당이 요구할 게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달라. 특히 대북 문제와 관련, 국익을 위한 일이라면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해 달라"는 당부로 만찬을 끝냈다.
염영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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