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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죽고 싶다. 세상 사람들이 섭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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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죽고 싶다. 세상 사람들이 섭섭하다"

입력
2008.10.06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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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씨의 자살은 탤런트 안재환씨의 자살이 사람들을 놀라게 한 지 한 달도 안 돼 또 다시 일어난 비극이다. 연예인들의 자살이 잦았지만 최씨의 자살은 충격이 훨씬 크다. 최씨가 1990년대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라는 유행어를 퍼뜨리며 새로운 여성상을 제시한 최고 인기 CF 모델과 연기자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한때 최씨도 정말 '죽고 싶을 만큼'의 불행과 추락과 아픔을 겪었지만, 좌절하거나 생을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굳센 의지와 용기로 오뚝이처럼 재기해 박수를 받았다. 이혼 후 아이들의 성을 자신의 성으로 바꿀 만큼 어머니로서 사랑과 삶에 대한 의욕도 컸다. 그런 최씨였기에 더욱 충격적이다. 더구나 어떤 의미로는 최씨의 자살이야말로 우리사회가 저지른 살인이기 때문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최씨는 우울증으로 줄곧 신경안정제를 복용해왔고, 병원 치료도 받았다고 한다. 겉으로는 완전히 극복한 것 같았지만 이혼으로 인한 상처와 아픔이 깊었던 것이다. 그런 최씨에게 일부 네티즌들은 잔인한 사이버 테러를 가했다. 그녀가 사채업자이며, 안씨에게 25억원을 빌려 주었다는 괴담과 악플을 퍼뜨렸다.

최씨는 결백을 밝히려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죽기 직전 어머니에게 "세상 사람들이 섭섭하다. 사채니 뭐니 나와는 상관이 없는데 왜 괴롭히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전날 밤 함께 있었던 사람에게 "죽고 싶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한 사람, 특히 유명 연예인을 죽음으로 몰고 간 사이버 언어테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심지어 그 죽음까지 비아냥거리기를 서슴지 않는다. 규제와 처벌이 유명무실하니 악플의 횡포는 갈수록 더하고, 인터넷 포탈도 사실상 방치해 왔다. 그런 점에서 어제 각 포탈이 최씨 사망기사의 댓글을 원천 차단한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더 이상 악플을 방치하거나 용납해서는 안 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추진 중인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 수사당국은 최씨를 자살로 몰고 간 그 밖의 요인이 없는지 가려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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