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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이들 잡고 일제고사 거부하는 전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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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이들 잡고 일제고사 거부하는 전교조

입력
2008.10.06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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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이 달에 실시되는 국가 수준의 기초학력 진단평가 및 학업성취도 평가(일제고사)를 거부하기로 했다. 전교조는 학생들의 신청을 받아 시험 당일 야외 생태 체험활동을 떠나고, 법원에 시험 중단 가처분 신청을 낸다는 방침이다.

전교조의 일제고사 반대 입장에 공감할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전국의 초등 3년과 6년, 중학 3년, 고교 1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성적에 따른 학교별 서열화를 초래하고 또 다른 사교육을 부추길 수 있다. 실제로 상당수의 학교가 2010년부터 공개되는 학교정보에 이번 평가결과가 포함되는 점을 의식해 일제고사 몰입교육에 들어간 상태다.

또 시중 서점에는 일제고사 대비 문제집이 흘러 넘치고, 학원들은 특별반까지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현상은 '학교 간 학력경쟁을 유도해 학교교육의 질을 제고한다'는 일제고사의 취지를 무색케 하는 것이다. 공교육의 수준이 향상되기는커녕 성적과 입시에 더 매몰될 개연성이 다분한 것이다.

그렇다고 '평가'가 교육에서 차지하는 의미 자체를 폄하할 수는 없다. 평가는 교육정책의 밑바탕이 되는 주요한 부분이다. 아울러 자녀의 성적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싶어 하는 학부모들의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 체험활동을 명분으로 학생들을 볼모 삼아 일제고사를 거부키로 한 전교조의 태도는 사려 깊지 못한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학생별로 부진한 교과와 영역을 파악해 교사들의 학습지도를 강화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따라서 일단 일제고사를 치르고 교과부가 그 평가결과를 공교육 수준 향상에 제대로 활용하는지 지켜본 뒤 드러나는 문제점을 조목조목 실증적으로 따지는 게 순서다.

전교조의 일제고사 반대는 교원평가제와 연결돼 있다. 일제고사를 통해 학교와 학생들을 성적 순으로 세우고, 그것을 교원평가의 잣대로 삼으려 한다는 게 전교조의 시각이다. 하지만 이유가 무엇이든 교사라는 이유로 평가를 거부하는 태도는 지나친 이기주의로 비칠 뿐이다. 전교조는 시대의 변화와 흐름에 맞게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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