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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캣츠' 한국어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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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캣츠' 한국어 공연

입력
2008.10.06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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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육성과 몸짓, 생생한 표정이 주는 현장감이야말로 공연예술의 매력이다. 그래서 공연 자막 읽기의 불편함은 영화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대사의 해석을 따라가느라 먼 타국에서 온 명배우들의 절절한 표정 연기를 놓치는 것만큼 아쉬운 일이 또 있을까. 해외 초청 공연이 늘면서 최근엔 자막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1981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된 후 전세계적으로 장장 30년 가까이 공연되고 있고, 한국에서도 1990년대부터 여러 차례 공연된 뮤지컬 '캣츠'가 요즘 새삼 공연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얼마 전 서울 잠실 샤롯데시어터에서 개막한 '캣츠'는 이제껏 선보인 적이 없는 한국어 버전, 즉 자막 없이 볼 수 있는 공연이다.

그동안 저작권료를 내지 않은 소위 해적판은 있었지만 이번 '캣츠'는 처음으로 한국 배우들이 우리말로 연기하는 정식 한국어 공연이다. 원작에 충실한 안무와 연기를 구사하는 첫 무대라는 이야기다.

세계적인 작곡가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대표작으로 T S 엘리엇의 연작시집 <지혜로운 고양이가 되기 위한 지침서> 를 무대화한 '캣츠'는 각기 다른 사정을 지닌 고양이들이 파티에 모여 환생의 기회를 얻을 한 마리의 고양이를 뽑는 과정을 그린다. 이미 잘 알려진 내용이지만 자막 없이 보는 '캣츠'의 스토리는 이전과 달랐다.

무대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진 덕분에 인간 군상을 꼭 닮은 고양이들의 사연, 그리고 거기서 오는 철학적 의미가 더 깊이 와 닿았다.

물론 자막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이 공연이 화제가 된 것은 아니다. 사실 제작사에서 처음 '캣츠'를 한국어로 공연한다고 발표했을 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노래 위주라면 몰라도 고난이도의 안무 중심인 '캣츠'에서 보게 될 한국 배우들의 기량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국립발레단 발레리노 출신의 유회웅이 재기발랄하게 그려낸 미스터 미스토펠리스를 비롯해, 주제곡 '메모리'의 주인공 그리자벨라(신영숙), 여성 관객을 쥐락펴락한 럼 텀 터거(김진우) 등 모든 배우들이 고른 기량을 선보이며 우려를 말끔히 떨어냈다.

특히 몇 장면에서 드러난 꽤 큰 실수마저도 애교스럽게 덮어버린, 혼신을 다하는 배우들의 열정이야말로 이 공연의 가장 큰 매력이다.

역시 한국 배우들의 잠재력은 컸다. 이들의 가능성을 끌어내 줄 수 있는 극작ㆍ연출 등 창작 인력이 부족한 점이 이내 씁쓸하게 떠오르긴 하지만. 공연은 12월 31일까지. (02)501-7888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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