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의견 통일' 그게 더 어색한 집권여당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의견 통일' 그게 더 어색한 집권여당

입력
2008.10.06 00:17
0 0

한나라당이 주요 정책을 두고 사사건건 당내 이견을 노출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의견 조율 과정의 건강한 이견 표출'이라는 시각과, '당내 소통도 제대로 안 되는 제멋대로 여당이 아니냐'는 비판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여권 내 핵심 정책을 둘러싼 당내 잡음은 최근 굵직한 것만 따져도 여럿이다. 아예 최고 지도부 간 이견이 공개 표출된 경우도 있다. 우선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을 두고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종부세 과세기준을 9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정부안에 대해 찬성론과 수정론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박희태 대표와 홍준표 원내대표 간에도 이견이 드러났다. 당 지도부가 일단 '정부안 선(先) 수용, 후(後) 보완'이라는 입장을 정리했지만 갈등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수도권 규제완화 문제를 두고는 당이 지역으로 갈라졌다고 봐야 할 정도다. 수도권 대 비수도권이라는 대결 구도가 형성돼 험한 말까지 오가는 모양새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하고 있는 의원들은 수도권 규제완화가 경제살리기의 열쇠가 된다며 적극 지지하고 있지만 지방이 지역구인 의원들은 '대한민국은 수도권 공화국이 아니다'는 등 수도권 규제완화에 앞서 지방 발전을 위한 대책이 더 절실하다고 외치고 있다. 이 문제는 김문수 경기지사와 이완구 충남지사의 대결, 차명진 대변인과 이계진 강원도당위원장의 갈등 등을 가져왔다.

가장 최근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의 처리 문제를 두고 미국 대선 전 조속 처리 입장과 농가 피해대책 마련 이후, 미 대선 이후 처리라는 속도조절론 등이 맞서고 있다. 이 역시 최고 지도부 내에서조차 의견이 갈리는 형편이다.

이에 대해 우선적으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시각이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대 교수는 3일 "당내 민주주의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견은 어느 정도 있을 수 있고, 오히려 획일적인 게 자연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이정희(한국정치학회장) 한국외국어대 교수도 "여권 내 이견표출은 우리에게 익숙한 모습은 아니지만 부정적으로만 볼일은 아니다"고 했다. 172석이라는 거대 여당인 데다 의원들의 다양한 개인적 스펙트럼을 감안하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비판론도 있다. 이내영 고려대 정외과 교수는 "여당이라면 주요 정책에 대해서는 사전에 의견을 수렴해 정책을 조율하는 구조가 돼야 한다"며 "국민들 보기엔 혼란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책 이견이 당내 계파성과 결합돼 움직인다면 큰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장영수 교수는 "여권 내 이견이 과연 생산적 과정을 통해 합리적으로 조율이 되느냐, 아니면 소모적 갈등으로 끝나느냐가 관건"이라며 "어느 한쪽에서 힘으로 눌러버리는 식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