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시에는 고미술 거리가 형성돼 있다. 엄정면 목계리부터 가금면 가흥리, 앙성면 지역에 이르기까지 100여 곳에 고미술 가게가 빼곡하게 들어섰다. 불과 몇 년 사이의 일이다. 신경림 시인의 시 '목계장터'로도 잘 알려진 목계는 충주와 서울 길을 잇는 요지다. 예부터 한강까지 이르는 내륙 수운 중심지였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문화의 집산지가 됐다. 그때부터 흥성하던 수석 취급 상점들이 자연스럽게 고미술품, 골동품 전문점으로 나아갔고 수도권의 고미술 애호가들의 발길도 이어지면서 고미술 거리가 형성된 것이다.
충주가 그렇게 새로운 고미술의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부터 '대한민국 고미술축제'를 시작한 이곳에서 올해는 2일부터 8일까지 제2회 축제가 열린다. 수천여 점에 이르는 고미술품의 전시와 판매는 물론 감정과 경매가 진행되고, 학술토론회도 열린다. 진품과 가짜를 가리는 퀴즈대회도 벌어지며 고미술 투자법 강의, 전통음악과 무용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함께 펼쳐진다.
축제를 주최하는 김종춘(60) 한국고미술협회 회장은 "침체돼 있는 고미술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고, 선조들의 혼이 담긴 고미술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기 위한 행사"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김 회장이 이번 축제에 거는 기대는 크다. "최근 미술 시장이 활황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근ㆍ현대 미술 이야기지 고미술 쪽과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고미술 시장은 오히려 10년 전 IMF 때보다 더 꽁꽁 얼어붙어 있어요. 고미술 거리가 자생적으로 형성된 충주를 중심으로 우리 고미술 시장이 활성화됐으면 합니다."
축제 기간에는 고미술 관계자들과 상인들이 모여 '자정운동 결의대회'도 연다. "고미술 하면 장물이나 가짜가 아니냐며 색안경을 쓰고 보는 경우가 많지요. 고미술이 냉대를 받은 이유는 시장이 투명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김 회장은 "이번 기회를 통해 고미술계도 반성하고 가짜가 발붙일 곳이 없는 풍토를 스스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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