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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때 되면 낳는다고?… 당신은 임신성 질병 '위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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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때 되면 낳는다고?… 당신은 임신성 질병 '위험군'

입력
2008.10.0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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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은 임신부의 날

10월 10일은 임신부의 날이다. 임신부의 날은 저출산시대를 맞아 임신과 출산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기 위해 임신 기간을 의미하는 숫자 '10'이 중복되는 10월 10일로 정해졌다.

임신하면 제아무리 건강해도 이런저런 몸의 이상 증상에 시달리게 된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임신부라면 누구든 피해갈 수 없는 고생길이다. 여전사 이미지에 완벽한 건강미인 대명사인 안젤리나 졸리조차 임신성 당뇨병으로 고생했다.

임신해 보지 않은 사람은 임신과 출산은 여자라면 누구나 겪는 통과의례쯤으로 생각한다. 심지어 아이를 낳아 본 여성마저 세월이 지나면 그 고통을 잊고 그저 '아는 병'으로 치부하기 일쑤다.

하지만 여자 몸은 임신 40주 동안 한 생명을 만들어내며 무수히 많은 변화를 겪는다. 이 기간을 잘 보내야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고 출산 후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 고령 임신일수록 임신성 질병 발병률 늘어

임신 중 가장 흔히 겪는 질병은 임신성 당뇨병과 임신중독증이다. 임신성 당뇨병은 전체 임신부의 3~5%, 임신중독증은 6~7%에게서 나타난다. 이 발생률은 산모 나이에 비례하는데, 38세 이상 임신부는 8배나 높다. 임신중독증도 25세 초산모에게는 6% 정도만 나타나지만 35세에는 9%로, 40세에는 15%로 많아진다.

문제는 요즘 고령 출산이 많아진다는 데 있다. 2007년 출생통계에 따르면 전체 출산에서 35세 미만 여성의 출산은 감소했지만, 35~39세 임신부는 1997년 5.2%에서 2007년 11.8%로 10년간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40~44세 임신부도 같은 기간 0.6%에서 1.3%로 늘었다.

고령 임신이 많아지면서 덩달아 늘고 있는 임신성 당뇨나 임신중독증은 산모뿐만 아니라 태아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 출산 후 당뇨병 앓을 수 있는 임신성 당뇨병

임신하면 태반 호르몬이 인슐린 작용을 방해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서 임신성 당뇨가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 출산 후 사라지지만, 다음 임신 때 재발할 가능성이 높고 몇 년 뒤 제2형 당뇨병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다행히 태아의 기형과는 무관하지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엄마와 태아에게 여러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산모에게는 임신성 고혈압, 양수 과다증, 제왕절개술 증가를 유발할 수 있다.

태아에게는 조산이나 자궁 내 태아 사망, 자궁 내 성장지연, 거대아, 저혈당증, 고빌리루빈혈증, 신생아 호흡 곤란증, 중추신경계 발달 장애, 신생아 당뇨병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임신성 당뇨병이 합병증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으려면 조기에 발견해 치료해야 한다. 임신성 당뇨병은 먹는 당부하검사로 진단하는데, 이 질환이 우려되는 임신부는 임신 초기에, 가능성이 낮으면 임신 24~28주에 검사한다.

일단 임신성 당뇨병으로 판명되면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으로 혈당을 조절해야 한다. 저염분, 저칼로리 식단으로 칼로리 섭취를 1,800㎉정도로 제한하고, 고단백 식품과 칼슘함유 식품을 많이 먹어야 한다.

운동은 과도한 것보다 속보ㆍ수영이 좋으며, 상체운동을 위주로 하면 인슐린 요구량을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렇게 해도 혈당조절이 안 되면 인슐린을 투여하기도 한다.

■ 임신의 최대 적, 임신중독증

임신중독증은 임신 20주 이후에 고혈압과 단백뇨로 나타나는데, 경련을 동반하지 않는 자간전증과 경련을 동반하는 자간증이 있다. 혈압이 갑자기 오르고 얼굴이나 몸 전체가 붓고 체중이 갑자기 늘며, 시력이 떨어지면 임신중독증을 의심해야 한다.

자간전증은 매년 전 세계적으로 7만6,000명의 목숨을 앗아갈 정도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산모 사망원인의 80%를 차지할 정도며, 선진국에서도 산모 사망의 주 원인으로 꼽힌다. 자간전증을 앓은 엄마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사망률이 5배 이상 높다. 조산을 유발, 미국에서만 조산 원인 중 15%를 차지한다.

임신중독증의 발생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초산부에게 많이 나타나고, 임신중독증이 있었던 임신부 중 13%가 다음 임신에서도 이를 경험한다. 또 쌍태아 임신이나 원래 혈관질환이 있었던 임신부, 10대 초산부나 30대 이후 고령임신부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임신중독증은 임신 20주 이후 항상 생길 수 있는데, 말기가 될수록 더 잘 나타난다. 임신중독증이 있으면 태아 발육이 부진하고 자궁 내 사망이나 조산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임신부는 심하면 심부전과 간 기능 장애가 올 수 있고, 태반 조기 박리나 범발성 혈액응고장애로 인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임신중독증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 일단 정기적으로 병원에서 증상 악화 여부를 확인하고 중증으로 진행하거나 태아에게 이상이 생기면 입원해 경련과 발작방지제, 혈압강하제 등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는 분만이나, 모체?태아의 상태를 고려해 진행해야 한다.

강남성모병원 산부인과 안현영 교수는 "임신중독증의 가장 흔한 형태인 자간전증은 엽산과 비타민CㆍE를 포함한 비타민제를 섭취하면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엽산과 비타민 B12ㆍB6이 부족하면 혈중 호모시스테인 농도가 높아져 자간전증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 계획 임신이 임신성 질환 예방 지름길

임신성 질환을 예방하려면 철저한 계획 임신을 해야 한다. 임신 전 자궁경부암, 골반초음파, 월경불순과 월경통 검사 등의 산전검사로 정상 임신이 가능한지 확인한다. 간염과 풍진, 빈혈, 혈당 검사와 구강검진 등을 통해 건강상태를 파악한다.

흡연 여성은 최소 3개월 전에 담배를 끊고, 2~3개월 전부터 금주해야 한다.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박희진 교수는 "임신 중에 단 한차례라도 술을 과도하게 마시면 신생아가 선천성 기형이 되기 쉽다"고 말했다.

또한 자간전증과 신경관 결손 등과 같은 기형아를 예방하려면 임신 3개월 전부터 하루 0.8㎎의 엽산을 섭취한다. 엽산은 음식물을 통한 체내 흡수가 어려우므로 비타민제를 먹는 게 좋다.

가벼운 걷기 운동도 도움되는데, 자간전증 발병 위험이 높은 여성은 걷기보다 스트레칭이 효과적이다. 이 밖에 평소 저염식을 통해 심혈관계 부담을 줄이고, 양질의 단백질과 철분, 칼슘을 섭취하는 것도 임신성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 도움말 대한산부인과학회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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