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자의 눈] 지경부 무책임한 낙관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자의 눈] 지경부 무책임한 낙관론

입력
2008.10.02 00:13
0 0

"이미 두 번 이나 속았는데 또 다시 속으라고 하는 건 너무 뻔뻔하지 않습니까?"

1일 지식경제부가 9월 수출입동향을 발표하자 무역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사정은 이렇다. 지경부는 지난 7월 수출입실적을 발표할 때 국제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무역 수지가 16억달러(이하 당시 잠정치)의 적자를 기록하자 "유가 하락 추세는 20일의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만큼 향후 무역수지는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향후'란 지경부의 설명대로 20일의 시차를 감안할 경우 8월을 일컫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 예상과는 달리 8월에도 무역수지는 32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흑자로 돌아서긴 커녕 오히려 적자폭만 2배로 늘어났다. 거짓말을 한 꼴이 된 지경부는 당시 "9월 이후 유가 하락세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면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9월 무역수지 또한 적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나마 적자 폭(19억달러)이 다소 줄어든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할 판이다. 그러자 지경부는 이날 다시 말을 바꿔 "4분기엔 무역수지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이쯤되면 우선 '괜찮다고 얘기나 해놓고 보자'는 식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물론 예측은 틀릴 수도 있다. 문제는 정부가 근거 없는 낙관론과 무책임한 전망으로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우리 경제는 더욱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버젓한 원자재 하나 없는 우리나라가 살아갈 길이 외화벌이에 있다는 말은 이제 상식중 상식이다. 무역수지마저 지금처럼 적자국면을 이어가는 한 서민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 지고 우리 경제의 회복은 요원해진다. 정부가 그저 '다음달엔 좋아질 것'이라고 낙관론만 펴는 한 기업과 국민들의 정부 전체에 대한 신뢰감 회복 역시 멀어지기만 한다. 지경부는 더 이상 '양치기 소년'이어서는 안된다.

박일근 경제부 기자 ikpark@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