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응수(67) 대목장은 궁궐 건축의 대부로 불린다. 중요무형문화재 74호 대목장 기능 보유자인 그는 1975년 창덕궁 연경당 보수공사의 도편수로 참여한 이래 30년 넘게 창경궁, 창덕궁, 경복궁 등 궁궐 공사의 지휘자 역할을 해왔다.
1991년 시작된 경복궁 복원의 마지막 단계인 광화문 복원공사의 도편수 역시 그가 맡고 있다. 수원 화성 장안문, 불국사, 부여 무량사 극락전 등 문화재와 사찰의 복원 및 보수 현장에는 늘 그가 있다.
충북 청원 출신인 그가 일자리를 찾아 상경, 목수인 사촌형을 따라다니며 허드렛일을 시작한 건 17세 때. 그때부터 50년 목수 인생을 정리하는 신 대목장의 생애 첫 전시회 '오래된 궁궐 새로운 궁실'이 2일부터 31일까지 열린다. 전시 장소는 그가 중건을 지휘한 경복궁 흥례문의 회랑이다.
신 대목장은 "숭례문 방화사건 이후에 문화재와 문화재 복원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면서 "사람들은 전통 건축물의 겉모습만 보게 되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 그 내부에 감춰진 모습과 건축의 진행과정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전시에서는 그의 손길이 닿은 궁궐과 전통 건축물들이 속살을 드러낸다. 근정전, 흥례문 등 신 대목장이 20년 가까이 작업해온 경복궁의 주요 건물과 수덕사 대웅전, 강릉 객사문, 숭례문, 부석사 무량수전 등의 모형이 2분의 1, 5분의 1, 10분의1 크기로 전시된다. 모형들은 신 대목장이 고건축박물관 건립의 꿈을 안고 10여년 전부터 꾸준히 만들어온 것들이다.
광화문 복원 과정도 만나볼 수 있다. 광화문 모형을 비롯해 9m 길이의 대들보 등 광화문 중건에 사용될 실물 부재도 전시된다. 광화문의 주요 부분을 절반으로 축소한 모형을 현장에서 직접 조립, 해체하는 시연 행사도 열린다. 광화문 공사가 어떤 순서로 이뤄지는지, 부재들이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떻게 조립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사용되는 나무는 금강송이라고 불리는 국산 춘양목. 최상급의 소나무다. 관람객들이 소나무 원목을 만져보며 그 질감과 향까지 느껴볼 수 있도록 했고, 대패질 체험 코너도 마련했다. 신 대목장은 "이번 전시가 우리 전통 건축물을 좀 더 가깝게 느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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