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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미술품 걸어만 놓고…정부 소장 작품 34점 훼손된 채 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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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미술품 걸어만 놓고…정부 소장 작품 34점 훼손된 채 방치

입력
2008.10.01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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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단과 목련> (유당), <웅비> (정창섭), <국민사표> (신익희), <반구상화> (정하민), <갈라진빛> (곽수), <인화> (효산), <추상화> (양수아), <민화병풍> (작가미상).

교육과학기술부와 외교통상부 등에서 관리하고 있는 이들 8개 작품이 심하게 손상돼 더 이상 방치하면 원상 유지조차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조달청이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민주당 백재현 의원에게 제출한 '보유기관별 미술품 보유 현황'에 따르면 근현대 미술사에서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작가의 대표작 또는 우수작인 A,B 등급 미술품 가운데 34점이 훼손된 채 방치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8개 작품 외에 <원형상89정기> (이종상) <소나무> (남농) <백학도> (김은호) 등 나머지 26점은 일부 손상이 확인돼 보존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작품은 대부분 수천만원대에 이르는 고가품들이다.

백 의원은 중요 미술품이 훼손된 원인으로 관련 기관의 관리부실을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미술품 소장량이 많은 52개 정부기관에 대해 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등급분류 미흡'을 지적받은 기관이 절반을 웃도는 30곳에 달했다.

백 의원은 "이런 사례는 특별한 기준 없이 고가 미술품을 하위등급으로 분류하거나, 소장품을 모두 하위등급으로 분류한 결과"라며 "고가 미술품에 대한 관리책임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A,B 등급 미술품의 실물감정비율이 각 25.3%와 13.8%에 그쳐 중요 미술품에 대한 정확한 가치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백 의원은 "정부는 미술품 관리 허술이 드러날 때 마다 실물감정을 철저히 해 문화재급 미술품을 전문 관리기관에 이관하겠다고 했으나 말 뿐"이라며 "문화재급 미술품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방안을 구체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전국 46개 중앙부처에서 소장한 미술품은 모두 9,908점(감정가 406억원)이다. 이 가운데 4,000만원 이상 고가품은 165점(146억원)이며, 1억원을 웃도는 초고가품도 48점(83억원)에 이른다.

대전=최정복 기자 cj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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