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은 최근 금융시장 불안과 관련, "지금 가장 중요한 건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고 이를 성공시킬 포부와 준비가 돼 있는 리더십"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30일 KDI(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과 세계은행이 공동으로 주최한 아시아의 전설적 리더들과 함께 하는 공개토론회 '변화의 촉진자'에 주 강연자로 나와 이같이 밝혔다. KDI 국제정책대학원 원격화상 회의실에서 열린 이날 행사는 현장에 모인 10여명의 국내 참석자와 호주, 일본, 캐나다, 스리랑카, 베트남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4개국에서 선정된 차세대 리더 140명과의 화상 토론 형식으로 진행됐다.
김 전 대통령은 "위기가 찾아왔을 때 정치 지도자는 문제의 원인을 규명하고 얼마나 큰 위기에 처해있는가를 국민들에게 가감 없이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발 금융불안이 심상치 않은 위기로 전이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비슷한 경험을 극복했던 입장에서 말하자면 현재 위기는 시장경제 자체의 위기라기보다 방임에 가까운 자유를 기업에 허용한 관리기구의 문제"라며 "기업은 이익을 좇게 마련이고 정부가 감시와 관리를 소홀히 하면 소비자와 국가 건전성에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조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남북관계와 관련 "미국 클린턴 정부와 달리 부시 대통령이 집권 초기 햇볕정책을 지지하지 않아 이후 북한이 핵확산방지(NPT)조약을 탈퇴하고, 핵보유국으로까지 치달았다"며 "최근 부시 대통령이 지난 정책을 뒤로 하고 북한을 대화의 상대로 격상하고 6자 회담을 추진하고 있는 건 남북관계와 세계평화를 위해 대단히 훌륭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햇볕정책과 관련, "상호협력과 평화적인 공존을 모색하는 외교정책은 김대중 정부만의 주장이 아니라 전 세계 리더들의 공통된 생각"이라며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소련과 대화를 통해 50년 간의 냉전을 종식하고,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 6.25 전쟁 중 평화협상을 성공시킨 전례가 햇볕정책의 기조와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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