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최대 규모의 농수산물도매시장인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의 재건축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전이냐 재건축이냐 문제를 놓고 10년을 끌어온 가락시장이 두차례 시설사업 백지화 끝에 최근 재건축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으나, 정부의 반대로 올해 국비 지원 예산조차 편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가락시장 현대화 사업은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져 상인들과 이용객들의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농림수산식품부에 가락시장 전체 재건축 비용(5,040억원) 중 설계비용(39억 5,800만원)을 2009년도 예산안에 포함시켜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가 "전체 비용 규모가 크다"는 이유 등으로 국비 보조를 반대해 2009년도 예산안에 조차 편성되지 못했다. 2007년도 예산심사에서 막판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계수조정소위원회에서 가락시장 재건축사업 예산이 삭감된 것과 달리 올해에는 정부예산안의 문턱도 넘지 못한 것이다.
앞서 서울시는 1999년~2001년에는 이전 사업을 검토하고, 2004~2006년에는 재건축을 추진했었지만, 정부와 서울시, 지역주민 등의 입장이 엇갈리는 바람에 두 차례의 시설사업 계획은 모두 백지화됐다.
이 같은 실패를 겪은 서울시는 "올해는 더 이상 재건축 사업을 미룰 수 없다"며 예산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시는 오는 11월로 예상되는 국회 예산안 심의에서 막판 뒤집기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시는 국회 예산결산위원회가 예산을 심의할 때 가락시장 재건축 사업에 대한 타당성을 설명하고 각 의원들의 협조를 부탁한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물류시스템 효율성이 떨어지고 시설 자체가 노후화 된 가락시장의 재건축은 하루가 급한 상황"이라며 "현재 시설대로 그대로 놔둘 경우 재건축한 시설에 비해 1년에 550억원 손실이 발생한다는 분석결과가 있어 재건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가락시장대책 시민위원회도 재건축의 당위성을 역설하고 있다. 시민위원회측은 "2006년 가락시장 재건축 추진 당시 실시된 용역 등에서 가락시장 재건축에 대한 타당성은 이미 검증이 끝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재건축사업 추진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서울시는 재건축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하지만 송파구의회 등에서 가락시장 이전 관련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여전히 이견이 분분하다"며 "우선 이 문제가 해결되면 타 시도와 비해 재정상태가 좋아 역차별을 받고 있는 서울시 입장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1985년 6월 개장(청과ㆍ수산)한 가락시장은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농수산물 공영 도매시장이다.
가락시장은 올 9월말 현재 하루평균 거래금액 104억원, 이용인원 13만 명에 달해 전국 32개 공영도매시장 중 단연 선두주자이며, 지난 20년간 서울시민들의 농수산물시장 메카로 자리잡았다. 이 과정에서 가락시장은 긴 역사만큼 노후화에 시달리며 이전 혹은 재건축 추진 방안이 계속 제기돼왔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