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의 국채를 추가로 사들이면서 미국에 유동성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국 국영 CCTV는 30일 중국 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은감위) 류밍캉(劉明康) 주석이 최근 한 포럼에서 "중국 중앙은행과 미국 중앙은행(FRB)이 담판을 벌이고 있으며 미국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미국이 금융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류 주석은 이어 "7,000억 달러를 투입하겠다는 미 정부의 금융구제안은 위기를 해결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면서 "세계경제가 미국 발 금융 위기의 영향을 받는 것은 틀림 없지만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지는 금융위기에 어떻게 대처 할 지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가 이처럼 위기에 빠진 미국의 유동성 문제를 걱정하는 것은 미국 국채를 대량으로 보유한 상태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분석도 많다. 중국은 7월 말 현재 미국 국채를 5,187억 달러 어치 가지고 있는데 이는 5,934억 달러를 보유한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이며 외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것이다.
만약 대규모 구제 금융으로 재정 적자가 확대되면 결국 달러화 하락으로 이어지고 그 불똥이 미국 국채를 많이 보유한 중국에게 튀어 손실이 커질 뿐만 아니라 그대로 방치할 경우 중국은 물론 전 세계 금융시장이 큰 혼란에 빠지고 나아가 실물경제까지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최대 채권국의 하나로서 중국이 미국에 사실상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류 주석은 "중국은 외떨어진 땅이 아니며 국제적 협력을 해야 하고 실제 중국 은감위도 여러 나라 감독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씨티은행 수석경제학자인 선밍가오(沈明高)는 중국이 미국 국채를 매입하면 미국은 이 자금으로 은행의 불량 자산을 매입해주고 은행은 이 돈을 다시 중국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지원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결국 중국이 유동성이 좋은 우량자산으로 유동성이 떨어지는 미국 자산을 사주는 형식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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