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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래의 IT 세상] 그리운 친구 찾게 만드는 010 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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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래의 IT 세상] 그리운 친구 찾게 만드는 010 번호

입력
2008.10.01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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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없는 세상을 과연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한 때 직장인들의 허리춤을 차지했던 '삐삐'(무선호출기)를 송두리째 몰아낸 휴대폰은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통신 수단으로 굳건히 자리잡았다. 각자가 가진 휴대폰 전화번호는 주민등록번호나 인터넷 주소처럼 자기 자신을 고유하게 세상과 이어준다.

휴대폰을 오래 써온 사람일수록 그 전화번호의 가치는 더 소중하다. '황금 번호'라고 해서 사람들이 기억하기 쉬운 번호들을 차지하기 위한 웃돈 거래도 빈번해졌다. 오랫동안 써왔거나 어렵게 구한 자신만의 번호에 돌발변수가 생겼다.

정부 정책의 변화로 011 016 017 018 019 등 인식 번호를 가진 전화번호를 '010'으로 통합시키고 있기 때문. 이동통신사 번호이동이나 최신 휴대폰 기기변경을 하려면 010으로 시작하는 번호로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010 번호를 가진 휴대폰 이용자는 이미 절반을 넘어섰다. 010 번호 사용자가 전체의 80%를 넘게 되면 나머지 번호는 무조건 010으로 바꿔야 한다. 필자도 지난 해 3세대 휴대폰을 쓰기 위해 12년이나 써온 옛 번호를 010으로 시작되는 새 번호로 바꿨다. 아예 빨리 바꿨으면 뒷번호라도 달라지지 않았을텐데 변경 시기가 늦어 전혀 엉뚱한 번호를 고르게 됐다. 다행히 이동통신사에서 제공하는 1년간 번호연결 서비스가 있어 이전 번호로 전화가 걸려와도 아직까지는 받을 수 있다.

그나마 010 번호 전환으로 좋아진 것은 얼굴을 자주 보지 못했던 옛 친구와 선후배들과 연락이 늘게 됐다는 것이다. 휴대폰에 종종 'OO님의 번호가 010으로 변경됐습니다'는 문자메시지가 들어오면 오랜만에 전화 통화를 하게 돼 그리운 얼굴을 만나게 되는 일이 최근 들어 많아졌다.

따지고 보면 010 번호변경은 IT 발전의 한 트렌드를 보여준다. 휴대폰을 오래 쓰고 좋은 번호를 선점한 '얼리어댑터'(Early Adapter)일수록 010 번호 변경에 더 강력히 저항하고 있기 때문. 번호 변경을 싫어하는 장기 우수고객들 문제로 이동통신 3사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 필자소개

일간지 IT전문기자를 거쳐 인터넷증권포털 팍스넷 전략기획팀장, 파파DVD 대표, 케이블TV 방송국 DCN미디어와 UCC 동영상업체 A9미디어 이사를 역임했다. 현재 KPR에서 온라인비즈니스를 총괄하고 있다.

김종래 IT칼럼니스트 jongra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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