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예술의전당 기획공연 'My Life, My Music'의 다섯번째 주인공 피아니스트 박은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예술의전당 기획공연 'My Life, My Music'의 다섯번째 주인공 피아니스트 박은희

입력
2008.10.01 00:11
0 0

여섯 살 때부터 피아노를 친 소녀는 피아니스트가 됐다. 그리고 강산이 다섯 번 바뀌었다. 긴 시간 동안 피아노와 음악은 항상 그와 함께 있었다. 이제 그가 무대에서 자신의 삶과 음악을 들려주려고 한다. 음악가의 길에서 마주쳤던 기쁨과 슬픔, 열정과 고뇌의 이야기를.

예술의전당이 국내 대표적인 클래식 연주자들을 초대해 마련하는 기획 공연 'My Life, My Music'의 다섯번째 주인공은 피아니스트 박은희(56)씨다. 그가 이끌고 있는 실내악 단체 한국페스티발앙상블이 함께 한다. 18일과 11월 5일, 두 번에 나눠 하는 이 대화형 음악회에 그는 '나에게서 너에게로' 라는 이름을 붙였다.

"독주자로 시작해 앙상블을 만들어 오늘에 이른 과정이 곧 '나'에게서 '너'에게로 움직인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연주자가 관객에게 다가가 음악을 나누는 일도 그렇구요."

피아니스트로서, 또 실내악 단체의 음악감독으로서 그는 바흐와 현대음악, 한국 창작곡에 남다른 관심과 열정을 쏟아왔다. 1980년대 10년간 라디오 음악방송의 진행자로도 활동했다.

음악회가 많지 않던 그 시절, 그는 '실황 음악회' '명곡의 전당' '그대의 음악실' 등 여러 프로그램에서 국내외 공연 실황을 주로 소개하며 보이지 않는 청중들과 대화를 나눴다.

한국페스티발앙상블은 1986년 창단했다. 실내악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당시 국내 상황에서 이 단체는 현, 관, 건반, 타악기와 성악, 재즈를 망라한 다양한 구성으로 음악의 즐거움을 전달함으로써 실내악 대중화에 앞장서 왔다.

18일 공연은 피아니스트 박은희의 음악 인생을 돌아보는 무대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고 임원식 선생의 지휘로 KBS교향악단과 함께한 데뷔 무대에서 연주했던 하이든의 피아노협주곡 11번으로 시작해 베토벤, 백병동, 슈만, 바흐 등 자신의 삶의 주요 갈피에 소중하게 꽂혀 있는 음악들을 연주하며 이야기를 풀어간다.

"아, 그 데뷔 무대… 오케스트라와 제가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게 환상 그 자체였죠. 놀라운 충격에 한동안 멍하게 지낼 만큼. 베토벤의 소나타는 사춘기 때 악몽 같았죠. 콩쿠르 곡으로 많이 했는데, 콩쿠르에 나가서 많이 떨어졌어요.

너무 어려워서 연습하다 화 내고 울기도 많이 울었는데, 느린 2악장만 치면 아름다워서 눈물이 났죠. 이번엔 느린 악장을 골라 연주해요.

슈만의 '어린이 정경'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피아니스트 호로비츠가 자주 연주하던 곡이에요. 그 할아버지의 연주는 유머와 인간미가 느껴져서 좋아요. 백병동의 '소나테-소노르'는 유학 마치고 돌아와 한국 창작곡에 관심을 갖고 연주한 첫 곡이지요.

마지막으로 바흐의 곡을 해요. 바흐를 정말 정말 좋아해요. 마음이 산란할 때나 현대곡을 하다가 잘 안 되면 바흐를 쳐요. 그러면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이 가라앉죠. 쇼팽도 그랬다네요."

후편인 11월 15일 무대는 한국페스티발앙상블 이야기로 준비한다. 박씨와 이 악단의 막내 피아니스트 김정선이 함께 연주하는 슈베르트의 '피아노 연탄을 위한 환상곡'을 비롯해 마르티누, 모차르트, 강은수의 곡에서 마지막의 비틀스 음악까지, 이 단체의 성격과 주요 활동을 보여주는 곡들로 꾸민다.

"현재 앙상블 멤버가 50명이나 돼요. 다 모이면 오케스트라도 할 수 있죠. 연극을 곁들여 공연하기도 하니까 때론 국극단도 되고. 멤버들이 그날 무대에서 제 얘기를 하겠다고 꿍꿍이를 짜고 있어요. 욕을 바가지로 할 것 같은데, 어쩌죠? 큰일났네." 글쎄, 관객들은 즐거울 것 같은데.

오미환 기자 mhoh@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