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군단의 4번 타자 김태균(26)과 에이스 류현진(21). 이들은 30일 대전 두산전을 앞두고 표정이 어두웠다. 한화가 5위에 그쳐 가을잔치 진출이 좌절돼서다. 그러나 홈런왕과 탈삼진왕만큼은 뺏기지 않겠다는 각오는 남달랐다.
김태균은 시즌 31호 홈런을 쳐내 롯데 가르시아(30개)를 제치고 홈런 단독 1위가 됐다. 류현진은 삼진 4개를 낚아 탈삼진 143개로 SK 김광현(138개)에 5개 앞선 1위를 지켰다.
가을잔치에 이어 개인 타이틀까지 놓칠 순 없다는 둘의 집념이 대단했다. 김태균이 잘 치고 류현진이 잘 던진 한화는 갈 길 바쁜 2위 두산을 7-2로 제압했다. 두산은 덜미를 잡혔지만 롯데가 SK에 역전패한 바람에 1.5게임차 2위를 유지했다.
김태균은 4-0으로 앞선 3회말 두산 선발 김상현의 시속 130㎞짜리 바깥쪽 슬라이더를 우중간 담장 너머로 날렸다. 19일 만에 홈런포를 가동한 김태균은 지난 2003년 세운 자신의 한 시즌 최다홈런(31개)과 타이를 이뤘다.
김태균은 앞으로 1경기, 가르시아는 3경기 남았다. 일정상 가르시아가 유리하지만 롯데가 두산과 2위 싸움을 벌이는 터라 김태균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
김태균은 "그동안 팀이 4강 싸움에 매달려 홈런을 노리는 스윙을 할 수는 없었다"면서 "남은 한 경기에서 홈런을 쳐내면 홈런왕이 가능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류현진은 두산의 강타선을 7회까지 3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시즌 14승(7패)을 거둔 류현진은 SK 김광현(16승)에 이어 다승 단독 2위가 됐다. 류현진은 "다승왕은 놓쳐도 탈삼진왕은 꼭 차지하고 싶다. 김광현이 다승왕은 굳혔으니 탈삼진왕은 노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밝게 웃었다.
한화 김인식 감독은 시즌 최종전인 4일 대전 히어로즈전에서 류현진을 중간계투로 투입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류현진에게 탈삼진왕만큼은 배려해주겠다는 의미다.
한편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SK는 인천에서 1-2로 뒤진 9회말 2사 만루에서 6번 타자 김강민의 2타점 역전 끝내기안타로 3-2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잠실에서는 꼴찌 LG가 9회말 조인성의 끝내기안타에 힘입어 히어로즈를 2-1로 물리쳤다.
대전=이상준 기자 jun@hk.co.kr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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