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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폭등 '환란 경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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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폭등 '환란 경계령'

입력
2008.09.30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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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구제금융 법안이 잠정 합의됐다는 호재에도 불구, 원ㆍ달러환율이 29일 장중 1,200원선을 넘을 정도로 폭등했다. 미 구제법안의 실효성이 여전히 의심받는 가운데, 금융위기가 유럽으로까지 전이되는 분위기여서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이날 외환시장은 패닉 양상을 보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달러당 28.3원 급등한 1,188.8원으로 거래를 마쳐 2004년 1월5일(1,192.0원) 이후 4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엔 오로지 달러를 '사자'는 분위기 일색이었다. 달러를 팔겠다는 세력은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환율은 오후 2시 넘어 1,200원을 돌파하기도 했으며,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장 막판 떨어졌다. 환율은 최근 일주일 사이 49.1원이 올랐으며 7월 28일(1,006.0원) 이후 두 달 사이 182.8원 급등했다.

환율 불안은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았다. 종합주가지수는 미 구제금융안 합의 소식에 강세로 출발해 장 초반 1,500선을 넘보기도 했으나 환율이 급등하자 한때 1,450선 아래까지 밀렸다 전 거래일보다 19.97포인트(1.35%)내린 1,456.36으로 마감했다. 기관은 7,638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1998년 통계 집계 이후 두번째로 많이 내다 팔았다. 아시아 증시도 미 구제금융안에 대한 의구심으로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한편 미국 의회는 28일(이하 현지시간) 금융위기 타개를 위해 7,000억달러의 공적자금을 투입해 금융사들의 부실채권을 매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구제금융 법안에 대해 합의안을 도출, 29일 하원 표결에 회부하기로 했다. 상원 표결은 이번 주 후반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긴급경제안정법(Emergency Economic Stabilization Act of 2008)'으로 명명된 이번 법안은 공적자금을 단계적으로 승인하되, 우선 2,500억달러를 즉각 집행하고 1,000억달러는 대통령이 필요성을 입증할 경우 추가로 승인하도록 했다. 나머지 3,500억달러는 의회의 표결을 거쳐 승인이 가능토록 했다. 그러나 구제금융 합의안이 발표된 후 첫 개장일인 29일 시장반응은 차가왔다. 이날 미국 다우존스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장 초반 -4~-2%대를 오가며 급락 출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럽에서도 구제금융 조치가 시작됐다. 벨기에의 이브 레테름 총리는 28일 밤 브뤼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벨기에와 네덜란드 및 룩셈부르크 정부가 역내 주요 은행인 포티스를 구제하기 위해 모두 112억유로를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벨기에 네덜란드 등을 비롯한 유럽 주요국 증시 역시 대부분 3% 이상 급락했다.

김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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