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보다 식약청이 더 놀라 법석을 떨고 있으니, 국민 모두가 '멜라민 공포'에 사로잡히고 모든 가공식품의 생산과 소비가 초토화하고 있다. 중국에서 파문이 확산되어 일본과 대만, 동남아 각국에서 이미 예방과 진단이 시작되었을 때에도 '강 건너 불 보듯' 해오던 당국이었다. 뒤늦게 '멜라민 과자'가 발견되자 속된 말로 '면피'라도 하겠다는 듯이 온 나라를 뒤집어놓고 있다.
먹을 거리에 대한 관리ㆍ감독은 강조할수록 좋다는 것은 상식이다. 하지만 멜라민은 생체에 흡수되었을 경우 쉬 배출되며, 우유나 크림 등 직접적 유(乳)제품이 아닌 경우 인체에 유해한 수준까지 이르기 어렵다는 점도 잘 알려져 있다. '멜라민 분유'를 장기간 먹은 중국의 유아들이 문제가 되었지만, '멜라민 커피'로 문제가 생기려면 매일 수천 잔을 마셨을 경우라는 설명 등이 그렇다. 온 국민이 놀랐던 광우병의 프레온단백질이나 납 수은 등 중금속물질과는 근본적으로 대응방식이 달라야 한다.
그런데 재료든 완제품이든 외국에서 들여온 것 모두를 '무균실'을 통과하게 만들겠다는 듯이 대하고 있으니 오히려 믿을 수 없다. 중국산 수입식품을 100% 전수검사 하겠다 하고, 유제품만 아니라 콩 등 모든 단백질 재료를 조사하겠다고 한다. 평소에 그 10분의 1만이라도 해왔다면 이런 소동은 없었을 것이다. "현지 공장을 직접 조사하겠다"거나 "해당 업체의 처벌을 강화하겠다"는 말은 '불량만두'나 '납덩이 꽃게', '생쥐머리 새우깡' 등 일이 터졌을 때마다 반복되고 있다.
이번에는 정부의 엄정한 책임 추궁이 있어야 한다. 유해식품에 대한 사전 징후가 상당기간 지속돼 예방과 조치의 시간이 있었는데도 게을리 했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조직이라면 '멜라민 과자'가 드러났을 때 "중국 사태 이후 이런저런 조사를 해 왔다. 수입 현황은 이러하고, 다른 제품에 대해서도 검사를 하고 있다"는 수준의 발표를 했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실상을 정확하게 알려 불필요한 피해나 불안을 해소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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